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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까를로스 산토스의 그레인 레더 프렌치 유팁(Carlos Santos Grain Leather French U-Tip)

낙낙이 2017. 9. 7. 16:49

<B>

저는 가을 겨울에 하의는 보통  셀비지 데님을 롤업해서 입는 편이고, 상의는 가벼운 자켓이나 코트를 입는 편입니다. 여름이 아닌 이상에야 아우터 없이 반팔 티셔츠나 셔츠만 입는 것은 어쩐지 너무 허술한 인상을 준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굳이 제 옷차림을 정의하자면 캐쥬얼한 클래식 룩 정도인 것 같은데 그래서 더비슈즈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비슈즈는 적당히 포멀하지만 태생으로 캐쥬얼하기 때문에 어디에든 가볍게 신기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가격의 엔트리급 브랜드인 로크보다 버윅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버윅 스트레이트팁 옥스포드 슈즈는 손이 잘 안가지만, 로크 771B 더비슈즈는 헤비하게 굴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선호 때문인지 예전부터 둥글둥글한 유팁(U-Tip) 더비슈즈 하나를 갖고 싶었습니다. 유팁 더비슈즈라면 파라부트 샴보드(Paraboot Chambord)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만 50만원 중반이라는 납득되지 않는 가격과 클래식룩과 아메카지 룩에서 하나의 전형으로 굳어진 교과서적인 신발이라는 인상에 괜한 거부감도 들었습니다. 어퍼와 아웃솔을 잇는 옐로 스티치와 초록색 파라부트 탭으로 상징되는 파라부트는 어떤 의미에서는 신발계의 디스퀘어드(DSQUARED2) 같은 느낌도 줍니다. 그래서인지 레졸루트 데님과 파라부트 신발의 조합은 디스퀘어드 데님과 골든구스 신발의 조합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레졸루트 데님과 파라부트 샴보드의 교과서적인 조합>



파라부트 샴보드에 대한 대안으로 좀 더 무난한 버윅 4410 유팁(Berwick 4410 U-Tip)을 살까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어쩌다보니 까를로스 산토스의 프렌치 유팁(Carlos Santos French U-Tip)을 알게 되어 까를로스 산토스의 그레인 레더 프렌치 유팁에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유팁 더비는 캐쥬얼하게 신는 신발이다 보니 카프 스킨보다 (적어도 느낌상) 좀 더 튼튼한 그레인 레더로 주문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유일하게 까를로스 산토스를 셀렉하는 슈즈피버에 카프는 재고가 없기도 했습니다. 포르투갈 브랜드 주제에 무슨 '프렌치' 유팁이냐 싶을 수 있습니다만 슈즈피버의 설명을 보면 ' 전형적인 프렌치풍 캐주얼 슈즈 라스트로 뱀프와 페이싱(아일렛 부분)의 비율이 1:1을 이루고 있는 매우 독특한 라스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까를로스 산토스의 프렌치 유팁 측면 사진을 보니 엄밀히 따져보면 아무래도 앞쪽이 좀 더 긴 것 같긴 합니다만 거의 1:1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얼추 1:1 비율을 갖고 있는 까를로스 산토스 프렌치 유팁의 뱀프와 페이싱>



까를로스 산토스의 프렌치 유팁은 버윅 4410 유팁이나 파라부트 샴보드와 비교해봤을 때 U팁의 모양이 좀 더 외곽쪽으로 나와 라스트가 좀 더 시원한 느낌 입니다. 무슨 말인지 잘 와닿지 않으시다면 아래 사진을 보시면 됩니다.


<보통의 U-TIp 슈즈들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까를로스 산토스의 프렌치 유팁>



사이즈는 7.5(UK7)으로 구매했는데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버윅이나 로크의 UK7 사이즈 신발보다는 살짝 짧은 느낌이지만 착화감은 로크, 버윅을 처음 신었을때보다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어퍼는 그레인 레더에 아웃솔은 다이나이트솔이라 완전 전천후의 신발 입니다. (참고로 카프 스킨의 프렌치 유팁 제품은 아웃솔도 홍창 입니다.)


<로크 771B 더비슈즈(사이즈: UK7)와 비교샷>

<좌측부터 로크 771B UK7, 까를로스 산토스 프렌치 유팁 7.5(UK7), 버윅 스트레이트팁 UK7)



'슈즈피버'는 까를로스 산토스 프렌치 유팁을 구매하면서 처음 알게 된 곳인데 신발을 주문했더니 서비스로 슈트리를 껴서 보내주고 제품 설명서를 봉투에 동봉해서 보내주는 등  섬세한 손길이 느껴져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 왠지 다음에도 슈즈피버에서 신발을 하나 더 사야할꺼 같은 의리가 샘솟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U팁 더비슈즈라 포멀하면서 캐쥬얼하게 신을 수도 있어 저의 평소 옷차림과 굉장히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어퍼는 그레인 레더에 아웃솔은 다이타이트 솔이라 언제든 편히 신을 수 있는 신발입니다. 쉐잎은 일반적인 U팁 슈즈와 달라 취향을 탈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신발 입니다. 적당히 신다가 릿슈에 가사 반창과 스틸토를 덧대면 정말 오래 신을 수 있는 신발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