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 8

<B> 마라톤과 영화, 그리고 블로그

언젠가 블로그를 같이 운영하는 친구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에 관한 글을 번역해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하루키의 수필을 몇 개 읽어보면 그가 달리기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왔던 그의 수필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강건한 정신을 구축하는 수단으로써 꾸준한 달리기를 이야기하기도 했으며, 그 이전에는 아예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수필을 내기도 했습니다.달리기를 좋아하는 그로서도 종종 달리기 따윈 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지만 ‘어찌됐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하며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키는 그런 지겨운 순간을 ‘러너스 블루(Runner’s Blue)‘라고 부른다나 뭐라나.) 아무리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로서..

Editorial/Culture 2017.09.13

<B> 돈까스 ‘긴자 바이린 종로점’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간동, 광화문•경복궁•삼청동)

2017.09.12 한때 한국과 일본에서 혈액형 별 성격 분류가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까지 나왔으니 얼마나 유행이었는지 짐작 되실껍니다. 요즘에는 ‘그 수 많은 사람들의 성격을 4가지로 나눈다고?’ 라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만 그럼에도 어떤 것에 대해 편의적으로 몇 가지로 나누는 것이 사람의 습성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제 돈까스 집은 ‘긴자 바이린과 긴자 바이린이 아닌 돈까스 집’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폰이 아니라는건 아이폰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아이폰의 광고 문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세상에... 이제마는 그래도 사람 체질을 무려 4가지로 분류했는데 그 수많은 돈까스 집을 2분류로 나누다니...’ 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

Flavor 2017.09.12

<B> 까를로스 산토스의 그레인 레더 프렌치 유팁(Carlos Santos Grain Leather French U-Tip)

저는 가을 겨울에 하의는 보통 셀비지 데님을 롤업해서 입는 편이고, 상의는 가벼운 자켓이나 코트를 입는 편입니다. 여름이 아닌 이상에야 아우터 없이 반팔 티셔츠나 셔츠만 입는 것은 어쩐지 너무 허술한 인상을 준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굳이 제 옷차림을 정의하자면 캐쥬얼한 클래식 룩 정도인 것 같은데 그래서 더비슈즈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비슈즈는 적당히 포멀하지만 태생으로 캐쥬얼하기 때문에 어디에든 가볍게 신기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가격의 엔트리급 브랜드인 로크보다 버윅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버윅 스트레이트팁 옥스포드 슈즈는 손이 잘 안가지만, 로크 771B 더비슈즈는 헤비하게 굴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선호 때문인지 예전부터 둥글둥글한 유팁(U-Tip) 더비슈..

About a Thing 2017.09.07

<B> 변주의 미학: 시리즈 영화와 장르 영화

얼마전에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보고 시리즈 영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시리즈 영화를 굳이 두 가지로 분류해보자면 시리즈 영화는 1. 시리즈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 라인으로 이어져서 시리즈 전체를 봐야 스토리가 완결이 되는 경우2. 기본적으로 세계관은 같지만 하나의 에피소드 자체로 완결성을 갖는 경우물론 모든 시리즈 영화가 2가지 경우로 명확히 떨어지는 것이 아닌 전자와 후자의 중간 지점에 걸쳐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반지의 제왕, 호빗, 스타워즈, 해리포터, 혹성탈출 프롤로그 3부작 시리즈가 바로 생각나고, 후자의 경우는 007, 에이리언, 엑스맨, 어벤져스, 다크나이트 등이 생각납니다. 특히 제가 최고의 시리즈 물로 생각하는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

Editorial/Culture 2017.09.05

<B> 중화요리 '조선호텔 호경전 강남'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역·파미에·신세계백화점)

낯선 타국의 음식을 전문으로하는 음식점을 갈 때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맛보는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인디언 아파치 족의 전통 음식점이라면 긴장을 할 것 같긴 합니다만...)반대로 중식집이나 피자·파스타 따위의 뻔한 음식을 먹으러 갈 때는 기대하는 응당의 맛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그래. 이탈리아 화덕 피자라면 마땅히 이런 맛이 나야지." 랄까요. 이번에 신세계 백화점 11층에 있는 '조선호텔 호경전'에 가면서도 비슷한 마음으로 갔습니다. 사전 조사에 따르면 가격이 제법 나가는 중식당이었기 때문에 '가격이 제법 나가는 중식당이라면 마땅히 좋은 향을 내면서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방문하였습니다. 저와 일행은 찹쌀탕수육(꿔바로우) 소(小) 39000원 짜리와 짬뽕 1만원 ..

Flavor 2017.09.05

<B> 이스트로그의 배틀필드점퍼 (EASTLOGUE Battle Field Jumper)

7월에 영화 '덩케르크'를 보고 밀리터리 룩에 다시 한 번 꽂히게 되었습니다. 영화 '덩케르크'는 그 자체로 만듦새가 훌륭한 영화인 것과 별개로 영국 육군, 해군, 공군이 모두 등장하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복제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영화 '덩케르크'의 영향으로 이스트하버 서플러스(Eastharbour Surplus)의 해군장교 코트를 구매하기 직전까지 갔으나 '진짜 현역 해군 장교' 같다는 친구의 만류에 다시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저는 밀리터리 무드를 내고 싶은거지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건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게 영화 '덩케르크'로 인한 밀리터리 뽕이 한창이던 때 눈여겨봐뒀던 이스트로그의 배틀필드 점퍼의 세일소식을 듣고 '언노운 피플(UNKNOWN PEOPLE)'에서 이스트로그의 배..

About a Thing 2017.09.04

<B> 중화요리 '여명' (서울특별시 마포구 도화동, 마포 공덕)

2017.09.04 또 한 동안 블로그에 글이 뜸했습니다. 매번 '블로그에 글 좀 올려야하는데...'라고 생각은 하지만 가끔 만족스러운 글이 나오지 않아 도자기를 깨버리는 장인과 같은 심정으로 '이건 아니야!'하면서 글을 엎어버린 적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는 역시 맛있는거나 먹으면서 먹은 것에 대한 글을 쓰는게 제일 속편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마포역과 공덕역 사이에 있는 중화요리집 '여명'에 다녀왔습니다. 그리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아니고 다른 지역에서 올만큼 소문난 중화요리집은 아니지만 인근 주민이나 회사원들에게는 꽤 입소문을 탔는지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저는 삼선짬뽕, 팔보채,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아마 요리는 다 소(小) 사이즈로 주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먼저 팔보채 입니다. ..

Flavor 2017.09.04

[C] SNAP’N’WEAR 스냅웨어 퀼팅 베스트

[C] SNAP’N’WEAR는 1943년에 시작해서 주로 회사들의 유니폼을 납품하면서 성장한 회사입니다. 뉴욕의 브롱크스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고, 시애틀에 창고가 있습니다. 이런 특징만 봐도 이 회사가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시애틀은 본래 미국 동부와 서부를 잇는 물류 도시로 성장했으니까요. 21세기 후반부에 들어서 시애틀 경제 발전은 보잉사와 마이크로소프트로 상징되는 첨담기업들이 주도했지만, 그래도 정체성이 IT기업에 가깝지만 세계적인 물류기업 아마존의 본사가 시애틀에 있죠. 이제는 뉴욕의 생산비가 많이 오른 까닭인지, 기업의 단체 주문 등을 뉴욕 생산으로 처리하고, 중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타일랜드, 인도네시아 등에서 아우터를 생산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우체국..

Editorial/Fashion 2017.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