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 12

<B> 마스터필름 홀스하이드 선버스트 (Master Film 'Sunburst' 30's sport jacket)

백제의 계백 장군이 나당 연합군과의 최후의 결사 항전을 앞두고 가족들이 당할 수모를 생각하여 미리 처자식을 베어버린 일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하지만 영화 '황산벌'에서는 이 장면에서 계백 장군 역을 맡은 박중훈 씨가 처자식에게 '호랭이는 죽어서 거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혔다..제발 깨끗하게 가장께'라고 하자, 계백 장군의 부인 역을 맡은 '김선아' 씨는 이를 비틀어 "아가리는 삐뚤어졌어도 말은 똑바로 씨부려야제 호랑이는 가죽 땜시 디지고 사람은 이름땜시 디지는거여 이 인간아!!"라고 외칩니다. 영화 '황산벌'에서 계백 장군의 부인 말대로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는 것(혹은 사는 것)이고, 이후에는 그 실체없는 이름만 공허하게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죽어도 그 실체..

About a Thing 2017.10.24

<B> 기원을 찾아서 10편: 옥스포드 슈즈·더비슈즈, 블러쳐·발모랄 (Oxford Shoes·Derby Shoes, Blucher·Balmoral)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에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Manners maketh man.)' 다음으로 유명한 대사는 아마 '브로그 없는 옥스포드 슈즈(Oxford, no brogues.)'가 아닐까 싶습니다. 흔히 옥스포드 슈즈는 아일렛(eyelet) 부분을 뱀프(vamp)로 덮은 클로즈드 레이싱(closed lacing)의 구두를 지칭하고, 이와 비교하여 더비슈즈는 뱀프 위로 아일렛을 박은 오픈 레이싱(open lacing)의 구두를 지칭합니다. 그런데 영국에서 옥스포드 슈즈(Oxford Shoes)는 아일렛 부분이 뱀프로 덮였느냐 아니면 뱀프 위에 달았느냐와 상관없이 '끈 달린 구두'를 지칭하는 단어 쯤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영국이 배경..

Editorial/Fashion 2017.10.14

<B> 이스트로그 벤타일 쉴드코트 (Eastlogue Ventile Shield Coat)

바로 어제 올렸던 '기원을 찾아서 9편: 벤타일(Ventile)'에서 언급했듯이 이스트로그 벤타일 쉴드코트를 구입했습니다. 쉴드코트 자체가 멋있기도 했지만 벤타일 소재에 대한 호기심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벤타일 소재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글을 썼으니 이 글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기원을 찾아서 9편: 벤타일 (Ventile): http://overmyhead.tistory.com/340) 지난 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벤타일 소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파일럿들을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만 제가 구매한 이스트로그 벤타일 쉴드 코트는 영국 모터사이클 병사들이 입던 군복을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것 같습니다.아래 영국군 모터사이클 코트를 보시면 큼지막한 포켓들의 위치와 벨트가 이스트로그의 쉴..

About a Thing 2017.10.13

<B> 기원을 찾아서 9편: 벤타일 (Ventile)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일에 들어갈 리스트를 뽑아봤을 때 ‘외출할 때마다 옷을 골라 입는 것’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옷차림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외출 장소, 만나는 사람 등 온갖 요소들을 고려해서 입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귀찮은 일 중 가장 골치 아플 때가 비오는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좋은 가죽으로 된 신발이 비에 젖었다가는 하루 종일 신경 쓰이고 마음이 상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옷차림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비오는 날에 입을 수 있는 옷과 신발을 하나씩 장만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비가 오는 날 입는 옷으로 왁스자켓인 바버 비데일 자켓, 벨스타프 트라이얼 마스터 자켓이 있었는데 얼마 전에 이스트로그 벤타일 쉴드 코트를 하나 더 영입했습니다. 벤타일 소재에 대..

Editorial/Fashion 2017.10.12

<B> 기원을 찾아서 8편: 레터맨·바시티·스타디움 자켓, 그리고 골든베어(Letterman·Varsity·Stadium Jacket, and Golden Bear Sportswear)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Secret Service)를 보면 해리(코드네임: 갤러헤드)는 영국 신사답게 말끔한 수트를 입고 있지만, 킹스맨이 되기 이전의 주인공 에그시는 항상 야구잠바를 입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하류층 출신인 젊은 에그시와 상류층으로 묘사되는 중년의 해리는 시각적으로 야구잠바와 수트라는 복장의 차이로 대비됩니다. 이처럼 젊고 캐쥬얼한 인상을 주는 야구잠바는 골든베어의 바시티 자켓부터 생로랑의 테디 스타디움 자켓까지 참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소위 야구잠바를 만들어집니다. (골든베어와 생로랑이라니 예시를 너무 고가로 든 것 같습니다.) 바시티(varsity)의 뜻을 찾아보면 ‘대학의 스포츠 대표팀’ 정도를 뜻하는 것 같고, 스타디움(stadium)은 당..

Editorial/Fashion 2017.10.11

<B> 기원을 찾아서 7편: 더플코트 (Duffle Coat)

처음에 이렇게 시리즈로 연재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는 '무엇이라도 찾아서 써야한다!'는 의무감까지 생겨버렸습니다. 정기적으로 결과물을 내놓는게 뿌듯하고 재밌기도 하지만 소재를 찾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새삼 다달이 '월간 윤종신'을 발표하는 윤종신 씨가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검색하고 공부해서 이런 연재물을 쓰는 것보다는 창작을 요구하는 음악을 만드는 일이 훨씬 힘든 일임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겠죠...) 1. 더플(Duffle) 그리고 더플 코트(Duffle Coat)란? 아무튼 벌써 7편에 이르게 된 '기원을 찾아서' 시리즈의 이번 주제는 '더플 코트(Duffle Coat)' 입니다. 클래식 코트 중 유일하게 후드가 달린 더플코트는 코트 전면부를 여미는 토글 때문에 국내에서는 '떡볶에 코트'로도 통..

Editorial/Fashion 2017.10.10

<B> 기원을 찾아서 6편: 첼시 부츠(Chelsea Boots)

2015~16년에 칸예 웨스트(Kanye West)로 인해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커먼 프로젝트(Common Project) 등의 첼시부츠가 유행을 탄 적이 있습니다. 저도 칸예 형을 따라서 비슷한 것을 사봤다가 큰 낭패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멋있는 첼시부츠를 봐도 '저건 나한테 어울리지 않을꺼야.'라고 되새기며 눈을 돌립니다. 하지만 첼시부츠에 낭패를 본 이후에도 왜 이름이 '첼시 부츠(Chelsea Boots)'인지는 계속 궁금했습니다. '첼시 부츠'란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당연히 영국의 런던 내 지역인 '첼시'를 떠올릴텐데, 첼시부츠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 킴...그게 아니고...내가 잘못했어..." 첼시 부츠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영국..

Editorial/Fashion 2017.10.09

<B> 기원을 찾아서 5편: 인디부츠(Indy Boots)

지난 기원을 찾아서 4편: 해링턴 자켓(Harrington Jacket)의 시작에서 언급했지만 이번 5편: 인디부츠(Indy Boots) 역시 유명인의 캐릭터 이름을 딴 제품에 대한 것입니다.(기원을 찾아서 4편: 해링턴 자켓(Harrington Jacket) : http://overmyhead.tistory.com/335) 알든(Alden)의 대표 제품이라 하면 역시 알든 990과 롱윙인 알든 9751, 그리고 부츠에서는 탱커부츠와 인디부츠가 있습니다.(4가지나 나열해놓고 대표제품이라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이 중 알든 405, 일명 인디부츠는 다른 알든의 신발에 비해 가장 웨스턴 스타일의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알든의 네 가지 대표제품 중에서 인디부츠의 매력이 가장 떨어진다고..

Editorial/Fashion 2017.10.08

<B> 기원을 찾아서 4편: 해링턴 자켓 (Harrington Jacket)

유명인이 어떤 옷을 착용했다고 해서 옷의 이름이 그 사람(혹은 캐릭터)의 이름을 따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일명 King of Cool로 통하는 스티브 맥퀸도 바버 인터네셔널의 이름을 가져가진 못했으니 말이죠.(참고로 바버 인터내셔널은 바버가 1936년에 British International Motor-Racing Team에 사이클 복을 납품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됩니다.)그래서 이번 기원을 찾아서 4편(해링턴 자켓)과 5편(인디부츠)에서는 유명 캐릭터의 이름을 딴 케이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해링턴 자켓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가볍고 활동성이 좋은 허리 길이의 남성 재킷으로 허리와 손목의 신축성 있는 밴드·직선형 칼라·타탄체크 안감이 특징이다.’라고 합니다. '해링턴 재킷'이라는 명..

Editorial/Fashion 2017.10.07

<B> 기원을 찾아서 3편: 티롤리안 슈즈(Tyrolean Shoes)

저희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중에 블로그를 같이 운영하는 친구인 [C]가 매번 착용하는 ‘클레망 파드레(KLEMAN Padre)’를 검색해서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클레망 파드레’ 같은 형태의 신발을 티롤리안 슈즈 (Tyrolean Shoes)라고 하는데, 티롤리안 슈즈(tyrolean shoes)에서 티롤리안(tyrolean)은 ‘티롤(tyrol) 지방의’ 라는 뜻으로 직역하면 ‘티롤 지방의 신발’ 쯤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티롤 지방은 오스트리아 서부의 알프스 지방 쪽으로 티롤리안 슈즈는 티롤 지방의 민족들이 신는 신발입니다. 사실 저는 ‘티롤리안’이란 말은 뒤에 ‘슈즈’가 올 때를 제외하고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검색해보니 티롤리안 자켓, 티롤리안 햇으로 완성되는 룩이란게 있었네요..

Editorial/Fashion 2017.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