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Fashion

엔지니어드 가먼츠 유틸리티 자켓의 재발견

낙낙이 2016. 6. 26. 23:52

1974년 위대한 개츠비, 로버트 레드포드는 정말 잘생겼습니다.


 근래에 산업 전반에 걸쳐 '플랫폼 비즈니스'가 무척 화제입니다.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뿐만 아니라, 배달의 민족 등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중개의 중요성이 무척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움직임이 모두 바람직하거나 엄청난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러한 영향은 패션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랄프로렌은 1974년 위대한 개츠비의 의상을 담당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몇 해 전 개봉했던 위대한 개츠비 역시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의상을 담당했습니다. 이렇게 의류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영화에서 의상을 담당하는 경우는 매우 찾기 쉽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킹스맨의 의상은 '미스터 포터(MR.Porter)라는 편집샵에서 담당했습니다. 당연히 옷들은 외주를 맡긴 상품들이고, 이때 활용된 제품들은 킹스맨 라벨과 함께 미스터 포터에서 판매도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즈처럼, 일종의 의류업의 오리지날 컨텐츠인 셈이지요. 우리나라 역시 새로운 브랜드들이 무신사나 에이랜드에 입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이나 외국의 편집샵에 비해 문화적인 영향력을 갖기엔 역량이 다소 부족해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뭐 자본이 붙으면 또 이야기는 달라지겠지요. 저는 완전히 의류만을 다루진 않지만 29cm는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뭐 항상 이야기는 삼천포로 빠지게 됩니다. 오늘 블로그 포스팅을 하게 된 계기는 'The Bureau Belfast'의 룩북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엔지니어드 가먼츠(Engineered Garments)의 하위라인인 Workaday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반하게 되었습니다. Workaday에선 보통 퍼티그 팬츠와 유틸리티 자켓을 팝니다. 유틸리티 자켓은 너무 평범하게 생겨서 저걸 왜 사나 했는데 룩북을 보고 생각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저런 형태의 자켓을 하나 사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G Workaday Olive NyCo Ripstop Utility Jacket Special £187

출처: The Bureau Belfast


 보통 네이비나 그레이의 경우 톤온톤을 많이 활용하지만, 우리는 징병제 국가라 그런지 국방색으로 톤을 맞추는 것에 거부감이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왠만하면 올리브 톤으로 상하의를 모두 입지 않으려고 하는데, 사진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 선에서 옷을 참 잘입은 것 같습니다. 심심하게 생긴 자켓이 레이어드를 하니까 오히려 적당히 무게감을 잘 잡아주는 것 같구요. 그리고 모자가 정말 화룡점정입니다.


 바지는 전형적인 BDU 팬츠인데 아무래도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제품인 것 같습니다. 신발은 비즈빔(Visvim)의 제품 같구요. 후드는 리얼맥코이나 버즈릭슨 계열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바지와 후드는 이미 매우 유사한 제품이 있으니 자켓을 어디서 한 번 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진들입니다. 저런 플로피햇 역시 검정색은 너무 힘준 느낌이고 짙은 녹색이나 베이지 색은 좋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렇게 어떤 옷이 가진 가치를 잘 전달해주는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방학이라 사진을 찍어주는 친구를 매일 만날 수 없어 'Look' 카테고리는 조금 뜨문뜨문 올라올 것 같습니다. 항상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201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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