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Culture

#Musical -1. Gethsemane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중)

낙낙이 2016. 4. 9. 23:30

 앤드류 로이드 웨버. 뮤지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캣츠,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강력한 작품들을 많이 써온 그는 뮤지컬계에서는 정말로 입지전적인 존재다. 그 말이 부족할 정도다. 이젠 한물 갔다는 이야기도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뮤지컬의 아이콘이다.



 오늘은 그의 작품 중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좀 보고자 한다. 특히 그 작품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넘버, '겟세마네(Gethsemane)'를 생각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20대에 만들어낸 문제적 작품이다. 락적인 요소가 가득 담겨있고 중심인물인 예수, 유다 등을 색다르게 해석해내서 70년대에 돌풍이었고, 지금까지도 많이 공연된다. 많은 넘버들이 여러모로 소개되지만 개인적으로는 Gethsemane를 너무 좋아한다. 예수의 인간적 고뇌와  자신을 놓아버리는 듯한 그 절절함은 다른 넘버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비장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2015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우연찮게 두어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예수 역의 '박은태'였다. 특히 이 Gethsemane는 정말 소름끼치게 소화해냈다. 듣는 사람이 다 지쳐버릴 정도였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음, 감정이 뚝뚝 떨어지는 그 저음.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같이 예수 역을 맡았던 마이클 리도 괜찮았지만 박은태 특유의 이 느낌을 따라갈 수는 없다. 

나 오직 한 가지 물어봅니다
이 순간 나에게 주신 이 독잔을 거둬줘요
다가오는 죽음이 난 너무나 두려워져


 특히 첫 부분은 압권이다. 쓸쓸하면서 인간적 고뇌가 가득 담긴 이 파트에서 이미 이 곡은 끝장을 본다. 누가 이렇게도 절절하게 읊조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Why should I die? 왜 죽나요 내가 왜
보여줘요 내 죽음이 갖게 될 의미
알려줘요 내 죽음이 갖게 될 영광
헛된 죽음 아니란 걸 보여줘 제발
난 거부 조차 할 수 없는 존잰가요 왜

 고음파트도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높은지 듣는 사람이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락적인 곡이기는 하지만 사람을 이렇게 몰아붙이다니..... 마치 She's Gone 같은 느낌이다.

 
Gethsemane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하이라이트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기독교를 잘 알든 알지 못하든 이 곡 하나만으로도 예수가 가졌었던 고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외국의 유명 배우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 곡들도 있지만 한국의 박은태가 해낸 이 곡 역시 그에 못지 않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알고 있다면 한번쯤은 이걸 들어볼만 하다. 


오늘은 이 곡을 추천한다. 꼭 들어보자.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