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Culture

#Musical -3. 참 예뻐요 (빨래 중)

낙낙이 2016. 4. 14. 21:51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영국과 미국의 힘이 강한 곳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뮤지컬 작품들은 영미권의 작품을 기반에 두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 쪽의 뮤지컬도 조금씩 두각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마는 아무래도 뮤지컬은 영미권의 문화가 강하게 들어있다.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올라오는 작품들은 대부분 외국작품의 라이센스이고 특히 영미권의 작품이 많다. 앞서 말했던 두 작품,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시카고'가 참 좋은 예일 것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뮤지컬계에서도 힘을 내고있는 국내 창작 작품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들을 꼽자면 '빨래', '여신님이 보고계셔', '마리아마리아' 등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한번 빨래를 보려 한다. 


 많은 작품들이 웅장함과 화려한 볼거리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데, '빨래'는 정말 작고 평범할 수 있는 스토리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서울 달동네에 사는 강원도 처녀 나영이와 돈벌기 위해 한국으로 온 몽골 청년 솔롱고는 마치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위의 것이고, 보고있는 내내 자연스럽게 그들과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원래 한예종의 졸업작품으로 시작되어서인지 소극장, 커봐야 중극장에서 주로 공연을 한다. 그 덕에 이런 공감이 더 강하게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공연장에서 배우의 움직임도 잘 보이지 않고 들리는 것으로만 느끼는 공연과는 다르게 직접 배우들의 모션 하나, 숨소리 하나도 같이 가져갈 수 있기에 '빨래'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리라 생각한다.(오죽하면 빨래를 털 때, 그 물방울이 얼굴에 튄다는 말도 있다)



홍광호 - 참 예뻐요 (영상이 있으면 음질이 별로여서 일단 이것으로 가져와봤다)

참예뻐요 이런 내 맘 아나요     

참예뻐요 나와는 다른 사람
여름밤 잠 못드는 사랑 준 사람     

짧게 웃고 길게 우는 사랑 준 사람
나와 다른 사람



 참 아름다운 가사이다. 힘든 와중에도 솔롱고가 느낀 풋풋한 사랑의 감정, 그 설레임도 잘 보이고 그가 느끼는 애달픔도 잘 보인다. 그의 눈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지만 그녀의 얼굴을 함께 담고 있을 것 같다. 슬프지만 아름답다는 말이 참 어울린다. 최근 '빨래'는 다시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왜냐면 '홍광호' 라는 스타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뮤지컬스타 중에서 누구 좋아해요? 라고 물으면 분명 나올 이름이다. 그런 그가 빨래로 다시 돌아왔기에 그가 있는 영상으로 골라보았다.  


 '빨래'라는 작품은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의 이야기 일 수 있고, 내 옆의 친구 이야기 일 수도 있다. '빨래'를 볼 때마다 괜히 마음 한 켠이 메이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앞의 노래는 참 아름답지만 '빨래' 전반에 흐르는 느낌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10년도 더 된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을 먹먹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것이 없고, 똑같은 힘듦을 누구나 느끼고 있기에 그럴 것이다.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애절하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