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Culture

#Musical -2. Cell Block Tango (시카고 중)

낙낙이 2016. 4. 12. 00:12

 처음 뮤지컬이라는 것을 봤던 게 언제인지 사실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 아마 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그때가 언제인지 기억은 하지 못해도 작품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한다. 바로 '시카고'였다. 어린 나이에는 적잖이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정말 '시카고'는 질리도록 봤다. 영화도 봤고, 한국 공연도 봤고, 브로드웨이에서는 연달아 2번 봤다. 생각해보니 학교 동아리 공연도 챙겨봤다.

 

  '시카고'는 아마 가장 관능적인 작품일 것이다. 란제리라 할 수 있는 의상(더군다나 black이다), 과감한 안무, 끈적한 배우들의 목소리와 넘버들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여배우만 그런 게 아니다. 남자배우들도 망사는 기본이요, 상의 정도는 가볍게 벗기도 한다. 제대로 옷 입는 사람이라고는 단역같은 기자, 교도관들과 남자주인공 빌리 정도? 여튼 '시카고'의 이런 매력은 무대에서 더 잘 드러난다. 소극장 같은 무대에서 빅밴드의 라이브와 함께 하는 공연은 압권이다. 배우의 목소리와 함께 퍼지는 빅밴드의 하모니는 우리의 귀 역시 만족스럽게 한다.



   위의 영상은 '시카고'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Cell Block Tango"이다. 교도소에 갇혀있는 6명의 여자 살인범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왜 그리고 어떻게 죽여는지를 이야기한다. 탱고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렬한 탱고음악을 바탕으로 음악을 풀어낸다. 물론 '시카고'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는 "All that jazz"이지만 이 넘버가 주는 특유의 긴장과 파워는 따라가지 못한다. 6명의 배우의 개성이 모두 드러나고, 빅밴드와의 하모니도 최고조이다. 거기에 6가지의 이야기를 다 풀어내다 보니 주인공만 보다 지친 사람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시카고'는 영화도 굉장히 멋있다. 뮤지컬영화 중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수작이다. 리처드 기어, 르네 젤위거에 캐서린 제타존스까지 화려한 캐스팅이 한몫을 하지만 연기력과 노래실력은 이를 뛰어넘는다. 그 덕에 그 해 아카데미를 휩쓸기도 했었다. 앞의 영상도 그 영화의 한 장면이다. '시카고'가 궁금하다면 영화로 먼저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 김에 '시카고'나 한번 더 봐야겠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