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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평양냉면 '우래옥(본점)' (서울특별시 중구 주교동, 을지로 4가-창경궁)

낙낙이 2016. 9. 17. 21:40

<B>


수요미식회에도 방영된 적 있는 '우래옥' 본점에 다녀왔습니다.


추석연휴가 지나면 기온이 5도는 떨어질꺼라 했는데, 연휴때보다 날씨가 더 더운 탓에 냉면이 생각나서 가족끼리 우래옥을 찾았습니다.


우래옥은 고기도 팔지만, 아무래도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가게인 것 같습니다.


을지로 4가역에서 내려서 4번 출구로 나오면 1~2분 거리에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 7시에 방문했는데 30분이나 웨이팅하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7시30분에 온 분들은 30분도 넘게 기다려야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우래옥의 메뉴입니다.


평양냉면은 고기를 먹고나서 먹으라고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만 고기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무래도 거의 다 평양냉면만 시켜먹는 것 같습니다.


물뱅면은 아마 물냉면의 오타인 것 같은데 평양냉면의 가격은 13000원 입니다.


메밀면을 쓰고 고기 육수를 정성스럽게 내는 것을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들 합니다.





적당히 기다리다보면 먼저 면수가 나옵니다.


보통 고깃집에서 파는 냉면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함흥냉면 집에서는 고기 육수를 주지만, 평양냉면 가게에서는 메밀 면을 끓인 면수가 나온다고 합니다.


맛은 그냥 보리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면수가 나오고 곧 평양냉면이 나옵니다. 


고명으로는 배, 파, 소고기, 배추가 올라갔습니다.


먼저 국물을 조금 들이켜봤는데 아무 맛도 나지 않을꺼란 우려와 달리 은은한 고기 육수 향이 났습니다.


원래 이북에서는 평양 냉면 국물을 꿩고기로 낸다고 하는데 우래옥의 냉면 육수는 소고기로 낸다고 합니다.

(사실 북한에서도 어디서 꿩을 그렇게 구해서 냉면 육수를 우려낼까 싶습니다만...)


면도 메밀향이 아주 은은하게 났습니다.


수요미식회에서 이원일 셰프가 '처음 나오자마자 국물을 마시면 육향을 느낄 수 있고, 면을 풀고 면을 먹다가 국물을 다시 마시면 곡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한 것을 떠올리며 육향과 곡향을 느끼며 먹었습니다.






예전에 광화문역 근처에 있는 '평가옥'에서 평양냉면을 먹은적이 있는데 국물에서 정말 아무 맛도 안나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래옥을 방문하면서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저는 평알못이라 우래옥의 평양냉면이 다른 가게에 비해 어떻게 더 맛있는지 표현하긴 힘들지만, 30분이나 기다렸음에도 기분좋게 먹고 나왔습니다.


면과 국물의 양도 꽤 많아서 배부르게 먹었지만 음식 자체가 담백해서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습니다.


국물이 서늘하고 시원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차갑진 않아서 속도 편했습니다.


또 유일한 반찬인 겉절이 김치도 향긋하고 맛있었습니다.


역시 '김치 맛을 통해 그 가게의 음식 맛을 엿볼 수 있다.'는 제 지론을 한 번 더 증명받는 것 같았습니다.


'평양냉면은 미식가의 음식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여전히 너무 허세스럽다고 생각하고, 함흥냉면도 그 나름의 맛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광화문 평가옥에서 갖게 됐던 평양냉면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평양냉면은 가게마다 맛과 스타일이 다르다고 하는데, 혹시 이전에 너무 맹맛인 평양냉면을 먹어서 평양냉면에 대해 안좋은 편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