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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중화요리 '소싯적 청춘을 요리하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낙낙이 2016. 12. 11. 02:01

<B>

오늘은 이름이 재밌는 강남역 '소싯적 청춘을 요리하다'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중화요리를 참 좋아하는 편이라 많은 사람들과 먹을 때는 연태고량주와 함께 중국음식을 즐기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술을 안좋아해서 고량주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것도 없지만, 우연히 연태고량주를 처음 먹어봤을 때 향이 너무 좋아서 반한 술 입니다.


그래서 중국 음식은 아무래도 강한 화력과 각종 양념들에서 나오는 좋은 '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짜장면과 짬뽕의 기로에서 고민없이 무조건 짬뽕을 선택하는데, 해물의 깊은 맛과 야채의 시원함이 우러나오는 국물을 참 좋아합니다.


수요일에도 한 중국음식점에서 코스요리와 연태고량주를 먹었지만, 날씨가 추워지니 중화요리가 생각나서 최근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소싯적 청춘을 요리하다'에 방문했습니다.


왠지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생각나는 상호명입니다.


강남역 메가박스 건물 2층에 입점해있는데, 예전에 이 곳에 위치했던 va piano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참 좋아했습니다.

가게 외관부터 보통의 중국집과는 참 다른 느낌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니 왠지 모르게 서가앤쿡과 토끼정의 느낌이 물씬 났었는데, 찍어둔 사진을 보니 입간판에 서가앤쿡에서 새로 런칭한 중국 음식점이라고 적혀 있었네요...


사실 서가앤쿡 같은 음식점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서가앤쿡과 토끼정의 느낌이 들 때부터 조금 불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5시가 되기 전에 방문했는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가게의 영업시간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친절하게 라스트 오더 시간까지 적혀있습니다.


가끔 영업시간만 적어두고 라스트 오더 시간을 적어두지 않아서, 영업시간 내에 방문해도 마감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가게들이 종종 있는데 라스트 오더 시간을 적어두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가게 외부에 음식의 사진이 찍혀있는 메뉴 간판이 있습니다. 역시 일반 중국집의 느낌은 전혀 아닙니다.





테이블이나 메뉴판, 식기류들이 상당히 깔끔한 느낌입니다.


보통의 배달 중화요리 음식점들은 깔끔하지 못한 느낌을 줘서 아쉬울 때가 많은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중국집에서 '돈야끼'라는 요리를 파는 것이 좀 의아했지만, 저와 일행은 '짬뽕(6900원), 고기밥(7900원), 탕수육(10900원)'을 주문했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싼듯하면서도 총합 금액은 그리 저렴한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가게 내부 역시 굉장히 깔끔한 느낌이었으며 혼밥 하시는 손님들을 위한 자리도 있었습니다.






양파, 단무지, 춘장도 위 사진에서 보이는 '홀로서기'에서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네이밍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만, 그런 면들이 왠지 저한테는 좀 과하다고 느껴져습니다.


직원들은 대부분 젊었는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식당 직원이 꼭 유니폼을 입어야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드레스 코드란게 전혀 없어보여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산만해보였습니다.





주문한지 얼마 안돼서 음식이 바로 나왓습니다.


탕수육의 양이 조금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먹기 좋게 가위로 3등분씩 해보면 적은 양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먹기 좋게 잘라놔도 배달 중국집에서 시켜먹는 탕수육만큼 대용량은 절대 아닙니다.






탕수육을 가위로 자르면서 한 번 찍어봤는데, 찹쌀이 많이 들어간 꿔바로우인 것 같습니다.


튀김은 바삭하고 고기는 부드러워서 꽤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은 고기밥인데 밥 위에 부추절임, 버섯볶음, 고기, 계란후라이 등이 올라가 있습니다.


조금 싱겁지만 괜찮은 맛이었습니다만 이게 무슨 맛인가 싶었습니다.


일반 중국집에서 파는 볶음밥도 아니고, 한식 비빔밥도 아닌 것이 조금 애매했습니다.





다음으로 짬뽕 입니다.


깔끔한 맛의 짬뽕입니다만... 국물의 깊이가 너무 얕다고 해야할까요.


배추, 버섯, 고기, 생부추 고명이 있는데 해물이 하나도 안들어가서 국물이 상당히 가볍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짬뽕의 국물은 맵기와 상관없이 해물의 깊은 맛이 우러나와 조금 '헤비'해야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면은 조금 두꺼운 편이었는데, 일반 중국집 짬뽕의 면처럼 탄력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초창기라서 그런지 SNS 이벤트를 진행중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온갖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하면 인증한 사람의 수에 따라 1인일 경우 음료수 한 캔, 2인일 경우 음료수 2 캔, 3인일 경우 짜장면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저와 일행은 각자 SNS에 음식 사진을 찍어올리고 음료수를 한 캔씩 받았습니다.


캔에 휴지를 끼워둔건 손톱을 보호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굉장히 삐딱한건지...'우리가 이만큼이나 세심하다!'라고 과시하는 것 같아, '굳이...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어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는 직원분이 안데스 민트 초콜릿을 줬습니다. 아무래도 짜고 기름기가 많은 중국음식이다 보니 입가심을 위해 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히 잘먹긴 했지만 음식을 맛보고 나서 제 심성이 뒤틀린건지 '지나치게 센스있는 척'으로 보여서 좀 과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가게 외관부터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센스있다'고 느껴지도록 철저히 계산된 것 같은 느낌 때무에 오히려 편한 느낌이 아니더군요.


그러면서 음식의 맛은 좀 애매했구요.


앞에서 말한 부분은 '토끼정'에서 느낀 것과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영화 '아저씨'에서 마지막에 차태식(원빈)이 아이에게 '너무 아는 척하고 싶으면, 모른척하고 싶어져...'라는 대사가 느닷없이 떠올랐습니다.



종합적인 평을 해보자면 흥미로운 상호명에 이끌려 방문했고, 중국 음식점이 아닌 어떤 음식점이라고 해도 깔끔한 편입니다.


가격은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동시에 나쁜 편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직원은 유니폼을 입고 어떤 직원들은 사복을 입고 있는데, 사복을 입은 직원들끼리도 드레스 코드란게 없는 것 같아 산만하게 느껴졌습니다.


음식의 맛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탕수육을 제외하고는 아쉬운 편이었습니다.


처음 말했듯이 중국 음식은 '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소싯적'은 음식에 향도 없고 맛의 깊이도 잡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만 여성분들은 좋아할 수도 있는 가게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손님이 여성분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에게는 많이 아쉬운 음식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