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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프레임 몬타나 FM 3-2 (Frame Montana)

낙낙이 2019. 3. 5. 13:54

<B>

작년 한 해에 저를 포함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다 바빠져서 거의 방치하듯 내버려뒀습니다. 그런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조회수가 꾸준히 찍혀서 유입 로그를 보니 예전에 썼던 아넬 형() 안경에 대해 정리했던 글들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더군요. 최근에 다시 여유가 조금 생기기도 했고, SNS에 적는 짤막한 글보다 좀 더 긴 호흡의 글을 적어보고 싶어 블로그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그 사이에 이것저것 꾸준히 사기도 했고 스타일도 조금 변했습니다만, 가장 최근에 구매한 프레임 몬타나(Frame Montana)FM 3-2 안경에 대한 리뷰로 오랜만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프레임 몬타나(Frame Montana)라는 브랜드에 대해

인스타그램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보셨을 몬타나 최(montana_choi)라는 분이 대표로 있는 브랜드 프레임 몬타나(Frame Montana)는 아직 런칭한지 1년도 채 안됐습니다. 브랜드의 대표님이 빈티지 프레임 콜렉터로 클래식한 프레임에 대한 애정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인스타그램에 안경 프레임 자재를 댈 업체 선정부터 제작 과정을 모두 올려서 출시되기 전부터 귀추가 주목되었습니다.

그리고 출시되자마자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렸는데, 그 성과는 브랜드의 대표인 '몬타나 최' 개인이 갖고 있는 인지도와 종이 안경, 뛰어난 결과물이라는 세가지가 만들어낸 시너지 덕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초반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종이안경을 다 보내주고 인스타 이벤트를 한 것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2. 프레임 몬타나(Frame Montana)에 대한 세간의 평

프레임 몬타나는 출시 초반부터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긴 했습니다만 동시에 세간의 평이 출시 초기부터 상당히 갈렸습니다. 아무래도 '몬타나 최'라는 대표 개인의 영향력이 상당했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브랜드에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비평들이 있습니다. 제가 브랜드 관계자는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반박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클래식한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베껴냈다고 비평하는 것이 그 점 입니다. 현재 아넬 형 안경을 판매하는 모스콧·(레인코트)타르트 옵티컬 ·줄리어스 타르트·하만 옵티컬 등의 브랜드에서 어느하나 오리지널리티를 주장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기는 한가 싶습니다. 특히 TVR은 유명 클래식 모델들을 뛰어난 퀄리티로 복각해내기로 유명한 브랜드구요. 물론 언급한 브랜드들에서 내놓는 아넬 형 안경들도 묘하게 달라서 소비자에게 옵션을 넓혀주고, 소비자 입장에선 자기 입맛에 맞는 안경을 고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3. FM 3-2 후기

프레임 몬타나는 아직까지 신생 브랜드라고 부를만하기에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많이 쓰게 된 것 같습니다. 프레임 몬타나는 '안경은 크면 흉하다'는 대표님의 철학(?) 때문인지 44사이즈 원사이즈로만 나옵니다. 저는 예전에도 44사이즈로만 나오는 하만 옵티컬을 써봐서인지 사이즈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제가 구매한 FM 3 시리즈는 FM 1시리즈와 날개 리벳 때문인지 언뜻 보기엔 닮았는데, 자세히 보면 프레임의 두께와 전체적인 쉐잎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FM 1-1>

아래 FM 3보다 전체적으로 프레임이 두껍고 브릿지도 좀 더 각진 느낌을 주는 쉐잎 입니다.


<FM 3-1>


판매는 FM 1 시리즈 쪽이 훨씬 잘 되는 것 같습니다만, FM 3 시리즈가 제가 좋아하는 아넬 타입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아 FM 3으로 구매했습니다. 또 FM 3에는 블랙과 브라운 컬러가 있는데 저는 얼굴 선이 굵어서 블랙 보다는 브라운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FM 3-2로 구매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빈티지 타르트 옵티컬 아넬의 하단 프레임이 좀 더 두껍고 리벳 모양에서 차이가 납니다만, FM 3-2가 전체적인 쉐잎은 아넬을 모티브로 한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제품 상세 설명에서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아넬 타입에 기반하여 미학적으로 최적화함. 1900년대 중반 미국 빈티지들은 얼굴 크기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를 출시했으나 이로 인해 밸런스가 깨지는 단점이 있었음.  가장 완벽한 림, 브릿지, 그리고 엔드피스의 균형을 도출하고 오리지널보다 날카롭게 내려오는 림의 각도를 구현하여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한 작품.'


<구글에서 긁어온 빈티지 타르트 옵티컬 아넬(44사이즈)과 프레임 몬타나의 FM 3-2>


프레임 몬타나의 대표님이 인스타에 프레임 몬타나의 안경에 자부심을 드러냈듯이 저도 안경 자체는 흠잡을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운 컬러가 저한테 잘 어울려서 선택하기도 했지만, 색감을 정말 잘 뽑아서 브라운이 더 좋기도 했습니다. 아래 제가 찍은 사진에서는 빛을 받아 레드 브라운의 느낌이 듭니다만 실제로는 좀 톤 다운된 브라운의 느낌 입니다.

예전에 포스팅 했던 하만 옵티컬의 월리스와 비교해보자면 몬타나 쪽이 훨씬 가볍고, 피팅감도 훨씬 좋습니다. 몬타나는 한국인의 피팅감에 맞게 브릿지에 상당히 신경 썼다고 들었는데, 안경점에서 따로 피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점프를 해도 안경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뿔테지만 따로 코받침 등의 작업을 하지 않아도 잘 맞는 것이 제일 만족스럽습니다.



구성품은 안경 본체와 가죽 케이스, 포켓 스퀘어(행커치프)로도 쓸 수 있는 디자인의 안경 닦이가 있습니다. 안경 닦이 디자인의 디테일까지는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죽 케이스 역시 케이스로서 디자인도 좋고, 트레인로서도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안경 케이스로서 안정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프레임 몬타나는 미적 관점을 가장 중요시 하는 것 같은데, 케이스만큼은 좀 더 안정감을 신경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가죽 케이스는 트레이의 용도로만 사용할 것 같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소설가라는 업계를 프로레슬링의 링에 비유하며 틈새가 넓은 로프와 편리한 발판이 있어 누구든 쉽게 올라올 수 있지만 오래 버티려면 어떤 종류의 '자격' 같은 것이 요구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설 따위 누구든 쓸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인정받으려면 꾸준히 좋은 결과물을 내야 일종의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이겠죠.

프레임 몬타나라는 브랜드는 아직 런칭 한지 1년도 채 안되었습니다. 업계에 등판한 첫 해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만, 아세테이트 뿔테 안경 따위 누구나 만들어 팔기 쉽다는 험담도 꽤나 들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프레임 몬타나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좋은 결과물을 내주어야만 그런 이야기들도 잠재울 수 있겠죠. 저는 국내에서도 백산이니 금자니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프레임 몬타나가 앞으로도 보란듯이 좋은 성과를 보여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