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Fashion

<B> 기원을 찾아서 5편: 인디부츠(Indy Boots)

낙낙이 2017. 10. 8. 00:34

<B>


지난 기원을 찾아서 4: 해링턴 자켓(Harrington Jacket)의 시작에서 언급했지만 이번 5: 인디부츠(Indy Boots) 역시 유명인의 캐릭터 이름을 딴 제품에 대한 것입니다.

(기원을 찾아서 4편: 해링턴 자켓(Harrington Jacket) : http://overmyhead.tistory.com/335)

 

알든(Alden)의 대표 제품이라 하면 역시 알든 990과 롱윙인 알든 9751, 그리고 부츠에서는 탱커부츠와 인디부츠가 있습니다.(4가지나 나열해놓고 대표제품이라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중 알든 405, 일명 인디부츠는 다른 알든의 신발에 비해 가장 웨스턴 스타일의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알든의 네 가지 대표제품 중에서 인디부츠의 매력이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인디부츠(Indy Boots)란 이름의 유래를 알면 왜 인디부츠가 스테디 셀러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알든 405라는 품번보다 더 유명한 그 이름 '인디부츠(Indy Boots)'>




알든 405, 일명 인디부츠(Indy Boots)바로 영화 인디애나 존스(Indiana Jones) 시리즈에서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 역을 맡은 해리슨 포드가 알든 405를 신고 나왔는데, 영화 속 인디애나 존스의 애칭인 인디(Indy)’를 딴 것입니다.



 

사실 해리슨 포드는 배우를 하기 전에 LA에서 목수를 하던 시절부터 알든 부츠를 신었다고 합니다.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4부작 전편에서 알든 405 부츠를 신었습니다. 소재와 색깔,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는 조금씩 달라 보이지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4편 모두 알든 405를 신고 나왔다 합니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의 의상을 담당했던 데보라 나둘맨(Deborah Nadoolman)은 애초에 레드윙의 제품으로 계획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알든 부츠를 선호하는 해리슨 포드의 의견에 영화 속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알든 405를 신고 나오게 된 것입니다. (배우를 하기 전부터 신었다고 하니 본인이 원래 신던 알든 부츠에 애착이 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레드윙 매장 내에서 갑자기 이루어졌기 때문에 영화 제작 기록상에는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인디애나 존스의 부츠가 레드윙의 제품으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의 전설적인 매니아 였던 인디기어(Indygear)의 리 케플러(Lee Keppler)는 인디아나 존스의 부츠가 레드윙의 제품이라는 영화 제작 기록에 의심을 품고 정체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아무리 자세히 봐도 계속 뛰어다니는 인디아나 존스의 신발을 정확히 확인하기 힘들어 난항을 겪게 됩니다. 결국 리 케플러는 해리슨 포드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프레데릭스 슈즈(Frederick's Shoes)에서 부츠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매장에 직접 찾아가 해리슨 포드의 고객 카드까지 확인하여 인디 부츠는 알든 405라는 걸 밝혀내는데 이릅니다. (해리슨 포드의 발 사이즈가 US 10.5 라는데 한국 사이즈로 치면 무려 285나 됩니다.)


<인디기어(Indy Gear)에 올라온 해리슨 포드가 알든 405 인디부츠를 구매했던 프레드릭스 슈즈>


 

당시 계획되었던 레드윙의 부츠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레드윙 9030 모델이 알든 인디부츠와 가장 흡사한 모델로 꼽힙니다. 어퍼의 모양이 조금 유사하긴 하지만 라스트의 쉐잎이나 전체적인 실루엣이 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해리슨 포드의 고집 때문에 '인디부츠'의 이름을 놓쳤으니 레드윙 입장에선 억울할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영화 의상담당의 계획대로 였다면 인디부츠가 될 뻔한 레드윙 부츠>


 

인디기어(Indy Gear)의 리 케플러가 왜 직접 매장까지 찾아가야 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 구글에 Indiana Jones Indy Boots, Harrison Ford Indy Boots 등을 검색해봐도 부츠까지 전신샷으로 제대로 나온 씬이 거의 없습니다. 고객카드를 함부로 공개해도 되는 것인지 이에 대한 해리슨 포드의 입장이 궁금합니다만 아무튼 '인디부츠(Indy Boots)'라는 호칭의 영예는 알든 405에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마무리는 역시 알든 인디 사진들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