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Fashion

<B> 기원을 찾아서 4편: 해링턴 자켓 (Harrington Jacket)

낙낙이 2017. 10. 7. 07:30

<B>

 

유명인이 어떤 옷을 착용했다고 해서 옷의 이름이 그 사람(혹은 캐릭터)의 이름을 따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일명 King of Cool로 통하는 스티브 맥퀸도 바버 인터네셔널의 이름을 가져가진 못했으니 말이죠.(참고로 바버 인터내셔널은 바버가 1936년에 British International Motor-Racing Team에 사이클 복을 납품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이번 기원을 찾아서 4(해링턴 자켓)5(인디부츠)에서는 유명 캐릭터의 이름을 딴 케이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해링턴 자켓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가볍고 활동성이 좋은 허리 길이의 남성 재킷으로 허리와 손목의 신축성 있는 밴드·직선형 칼라·타탄체크 안감이 특징이다.’라고 합니다.


<여기저기 안 끼는 곳이 없는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일명 King of Cool>


'해링턴 재킷'이라는 명칭은 1964년 미국 드라마 《페이톤 플레이스(Peyton place)》에서 라이언 오닐(Ryan O’Neal, 1941~)이 연기했던 등장인물인 로드니 해링턴(Rodyney Harrington)이 바라쿠타 사의 재킷을 입고 나온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 해링턴 자켓을 입은 유명인 중 현세대에서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만...나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 같으니 말을 아끼겠습니다.


<해링턴 자켓의 시초 '로드니 해링턴' 역을 맡은 배우 라이언 오닐(Ryan O'Neil)>


<드라마 페이톤 플레이스에서 바라쿠타 G9을 착용했던 '라이언 오닐'>



해링턴 자켓은 1937년에 영국 바라쿠타(Baracuta)사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총장이 허리 정도까지 오는 자켓으로 겉감은 보통 단색이고 안감은 타탄체크인 것이 특징입니다. 품은 비교적 여유있게 디자인 되었으며, 몸통과 소매의 마감(hem, 헴)은 신축성 있는 밴드로 제작되었습니다. 전면에 지퍼가 있고, 앞판 양쪽 아래에 약 45도 각도의 단추가 달린 플랩 포켓(flap pocket)이 달려 있습니다. 두 개의 단추로 여밀 수 있는 만다린 카라(mandarin collar)와 유사한 카라가 있고, 뒷면의 요크 디자인은 우산을 모티브로 빗물이 떨어질 수 있도록 디자인 하였다고 합니다. 원래는 발수성 있는 폴리에스터/면 혼방으로 만들어졌으나, 요즘에는 면·양모·코듀로이·가죽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바라쿠타 ()의 G9, 일명 해링턴 자켓(Harrington Jacket)>



<우산에서 모티브를 얻어 빗물이 흐르도록 디자인된 바라쿠타 ()의 G9 해링턴 자켓>



해링턴 자켓은 초창기에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였다고 합니다. 발수성 있는 디자인과 소재가 야외 운동이나 활동에 매우 적합했고, 플랩 포켓은 골프 공을 보관하기에 편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축성 있는 허리와 손목 시보리(립, Rib)이 있어 팔을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는 장점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골퍼들이 즐겨입었고, 일본인들은 G9을 '스윙 재킷(swing jacket)'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1950년대부터 영국의 바라쿠타(Barcuta) 사는 재킷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하였고, 아이비리그 학생들 사이에 유행이 되어 프레피룩(Preppy Look)의 기본 품목으로 치노 팬츠·폴로 셔츠·보트 슈즈(boat shoes)와 함께 착용되었습니다. 1958년 영화 《킹 크리올(King Creole)》에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1968년 영화 《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The Thomas Crown Affair)》에서 스티브 매퀸이 바라쿠타 G9을 입으면서 한층 더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모즈(mods)·스쿠터 보이(scooter boy)·펑크(funk)와 같은 하위문화를 통해 인기가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007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입고 나오기도 햇습니다.


<영화 킹 크리올(King Creole)에서 바라쿠타 G9을 착용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ely)>


<007 퀀텁 오브 솔라스에서 해링턴 자켓을 착용한 다니엘 크레이그>


해링턴 자켓을 입고 나온 것으로 '오해' 받는 배우가 한 명 있는데 바로 '제임스 딘(James Dean)' 입니다. '이유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서 제임스 딘이 바라쿠타의 G9을 입고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제임스 딘이 착용한 자켓은 '맥그리거 ()의 드리즐러 자켓(McGregor Drizzler jacket)' 입니다. 1920년에 설립된 맥그리거(McGregor)는 1947년에 방수 기능의 드리즐러 자켓(Drizzler Jacket)을 출시합니다. 이후 1955년 영화 '이유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에게 협찬해주면서 큰 성장을 일궈냅니다.


<이유없는 반항에서 맥그리거 드리즐러 자켓을 착용했던 제임스 딘(James Dean)>


디테일을 따져보면 안감도 타탄체크가 아니고 목 부분도 단추 2개가 달린 만다린 카라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진들을 찾아보면 소매 또한 시보리(Rib, 립)이 아닌 버튼으로 잠그는 형식이며 포켓도 바라쿠타 G9의 플랩 같은 것이 달려있지 않습니다.


<바라쿠타 G9가 차이를 많이 보이는 맥그리거 ()의 드리즐러 자켓>


 바라쿠타 G9은 클래식한 자켓임에는 분명하지만 왠지 저 같이 평범한 사람이 입으면 공장 잠바떼기 같아 보일 것 같아 쉽게 구매할 수 없는 품목입니다. 유명인들의 해링턴 자켓 착샷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역시 얼굴이 되어야 해링턴 자켓이 어울리잖아...' 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아닐 것 같죠?ㅎㅎ 해링턴 자켓의 착샷들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