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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tong 003(M-65 Field Jacket) 구입기

낙낙이 2019. 9. 1. 01:50

전쟁을 다루는 영화들 중 위대한 승리와 전우애 위주로 보여주는 것들도 있지만, 그에 반해 전쟁의 참혹함을 위주로 다루는 영화들도 많습니다. 특히 베트남전은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베트남전을 다루는 영화들은 유독 전쟁통 속에 병사들이 겪는 인간성의 파괴를 많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전을 다룬 대표적으로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1979), 플래툰(1986), 풀메탈자켓(1987), 택시 드라이버(1976)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베트남전을 다룬 대중문화의 여러 장면에서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들이 입었던 필드자켓이 자연스레 등장할 수 밖에 없는데, m-65 필드자켓이 바로 베트남전 당시 미군에게 보급되었던 야전상의 입니다.

택시 드라이버(1976)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킹콩 패치를 달고 입고 나와 킹콩 패치가 달린 채로 나오는 제품들도 있고, 국내에서는 조쉬 하트넷과 배정남의 야상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에서 착용한 필드자켓이기도 합니다.

 

조쉬 하트넷의 m-65 착용사진

이렇듯 m-65필드자켓 중 가장 유명한 모델이지만, 개인적으로 m-65 필드자켓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오리지널 m-65자켓은 카라가 후드 무게 때문에 어중간하게 서있고후드 때문에 뒷깃이 뚱뚱하며, 전면부도 밋밋해 보여 마음에 안드는 점 투성이 입니다.

그래서 m-65 필드자켓을 그대로 복각한 것도 구매해봤지만 손이 안가서 방출한 적이 있는데,바스통 003은 그런 m-65 자켓을 재해석하여 현대에 맞는 멋진 자켓으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바스통 0032015년도부터 브라운·올리브 컬러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m-65 필드자켓은 물빠진 올리브 컬러이지만, 저는 올리브색 필드자켓이 많기도 하고, 브라운 필드자켓이 자아내는 고급스러움에 끌려 브라운 컬러로 선택했습니다. 오리지널 m-65자켓의 컬러를 원하신다면 올리브 컬러를 선택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왁스자켓은 왁스끼 때문에 구매 후 베란다에서 며칠 말려두는 분들도 계시는데, 003뿐만 아니라 바스통의 왁스자켓들은 왁스가 부담스럽지 않아 곧바로 착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바스통 003뿐만 아니라 바스통의 아우터들을 구매하면서 항상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은 카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스통 003에서 이 빳빳한 카라가 특히 더 마음에 드는 이유는 오리지널 m–65 필드자켓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어정쩡하게 서있는 카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스통003카라가 견고하게 잘 서있으면서도 카라 안쪽 면에는 겉감의 브라운 컬러와 톤온톤으로 색을 맞춘 코듀로이 덧댐이 있어 밋밋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리지널 m-65카라를 세우기도 눕히기도 애매했는데, 바스통003카라를 세워도 눕혀도 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바스통003은 특히나 색을 잘 쓴 것 같습니다. 겉감의 브라운 컬러와 어울리는 머스타드 컬러의 안감과 하단의 카모 패턴 안감 덕분에 자켓을 오픈해서 입어도 포인트가 됩니다안쪽 허리끈 조절개의 가죽이나, 자켓 전면 버튼에 가죽 덧댐을 보면 바스통은 역시 옷 구석구석 신경을 안쓰는 부분이 없다는게 느껴집니다.

 

m-65 자켓은 스탠드 카라 형태이기 때문에 라펠이 없어 전체적으로 밋밋해 보이는데 한몫 한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바스통003은 하단 포켓의 개폐를 용이하게 해주는 가죽 디테일, 브라운 컬러와 어울리는 금색 버튼과 YKK사 지퍼, 브라운 컬러의 겉감과 톤을 맞춘 조절끈 등의 같은 색감을 유지하면서 색의 톤으로 차이를 주는 부자재들이 자켓을 요란하지 않으면서 밋밋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적으로 풍성한 색감을 만들어내는 것이겠죠.

 

 

아직 더운 날씨라 전체적으로 캐쥬얼하고 밝은 옷에 입었는데도 매치가 꽤 잘 됩니다날씨가 좀 더 서늘해지면 좀 더 포멀한 복장에도 어울려 손이 잘 갈 것 같습니다바스통의 옷들은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그 것 하나만으로 룩을 완성시켜주는 맛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