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스시도쿠'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역)

왕십리역 7번 출구 앞의 '스시도쿠'에 다녀왔습니다.

작은 음식점이지만 왕십리역에서 나오면 간판이 나름 눈에 잘 띠는 편입니다.

초밥을 좋아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격이 좀 쎈 음식이라 학생 신분에 자주 먹진 못하기 때문에 초밥을 많이 먹어봤다고는 자부하기 힘듭니다.

먼저 '스시도쿠'에서 '스시'는 당연히 '초밥'을 의미하고, '도쿠( とく,得)는 일본어로 '얻다'는 뜻 입니다.

가게 안쪽에 친절하게도 가게 이름의 뜻을 써놓으셨네요.

5시 30분 정도 나름 이른 저녁 시간에 방문했는데도 10분 정도 웨이팅을 하고 입장했습니다. 

혹시 가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으면 뒤에 따라서는 것이 아니라 일단 안에서 웨이팅을 걸어두고 나오셔야 합니다.

가게의 내부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분위기는 지코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만 빼면 일식집 다운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입장하자마자 마네키네코(まねきねこ )가 반겨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네키네코는 일본에서 행운의 인형이며, 왼손을 들고 있는 고양이는 손님을 부르고, 오른을 들고 있는 고양이는 돈을 부른다고 합니다.

종종 양손을 모두 들고 있는 고양이도 있다고 하네요.)

한쪽 벽면에는 굉장히 큰 일본풍 부채도 걸려있고 , 원피스 캐릭터들이 그려져있는 그림도 걸려있습니다.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홍대의 '하카타나카'가 은은하게 일본 가정식 집인 것을 드러냈다면,

스시도쿠는 '내가 바로 일식집이다!'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조명이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니라 그런지 이상하게 사진 화질이 좋지 못하네요.

메뉴의 구성은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12pc에 초밥치고 나름 저렴한 가격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모듬초밥'을 주문했습니다.

 

2명이서 갔는데 간장 종지를 하나만 주는 대신 초밥에 간장을 발라 먹을 수 있는 도구가 나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초밥을 간장에 찍어먹을 때보다 간장을 골고루 펴바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라면서 일본식 계란찜인 '차왕무시'가 소량 나왔습니다. '차왕무시(ちゃわんむし, 茶わん蒸し)'란 '공기에 계란을 풀고 생선묵·표고·고기·국물 따위를 넣고 공기째 찐 요리.'를 말합니다. 게맛살이 조금 들어갔네요. 

그 다음에도 서비스라면서 연어찜과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연어찜은 2인이 먹기에 알맞은 양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식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연어찜의 맛이었습니다. 꽤 맛있게 먹었습니다.

샐러드 드레싱으로는 일본식 샐러드 드레싱인 '기자메 소스'가 올라갔습니다. 

기자메 소스는 ‘잘게 자르다’라는 뜻의 키자무에서 유래된 일본식 채소 소스라고 합니다. 

유자향이 강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향긋하게 났습니다.

사실 처음에 초밥 12pc로 배를 채울 수 있을까 했습니다. 

옆 테이블 손님들은 초밥 외에도 뭔가 많이 시킨 것처럼 보였는데 아마 저희처럼 서비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차왕무시, 샐러드, 연어찜이 나오더니 우동도 나왔습니다. 숙주나물과 고추, 어묵이 들어간 우동이었습니다.

국물의 맛은 심심했고 우동면이 적은 편인데 어디까지나 초밥이 나오기 전에 서비스이니 불만은 없었습니다.

우동이 나오더니 그 다음에는 음식이 늦게 나와 미안하다며 참치 사시미도 서비스로 조금 나왔습니다.

앞서나온 음식들 때문에 그리 기다린다는 느낌도 없었는데 계속 서비스가 나오니 당황스러웠지만, 양이 '맛보기'  정도로만 조금씩 나왔습니다.

그렇게 참치 사시미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듬 초밥이 나왔습니다.

메뉴판에는 모듬초밥에 '연어, 광어, 참치, 크래미, 소라, 문어, 계란, 찐새우, 유부'이 나온다고 했습니다만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연어, 광어, 참치, 문어, 찐새우, 계란' 초밥이 2pc씩 총 12pc 나왔습니다. 사실 소라초밥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초밥이 굉장히 깁니다. 연어나 광어의 경우 밥보다 생선 회가 2배는 더 긴 것 같습니다.

초밥을 먹을 때 혀에 초밥의 횟감을 닿게 해서 먹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언젠가 TV에서 본 적이 있지만,

왠지 유난떠는 것 같아 저는 그냥 평범하게 먹었습니다.

초밥이 꽤 맛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초밥의 밥알이 굉장히 잘 부서지더군요. 

부서질까봐 조마조마해서 조심스럽게 집어도 여지없이 밥이 부서졌습니다.

간장종지를 하나만 주고 간장을 찍어먹는 것이 아니라 발라먹으라고 붓같은 도구까지 주는 것이 

'초밥을 간장종지까지 초밥을 옮기기도 전에 밥알이 다 부서지니 그 자리에서 간장을 발라서 해결하라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계란초밥 같은 경우는 계란따로 밥따로 먹기도 했습니다.

생선회가 길어서 맛이 좋긴 했지만 밥의 양도 지나치게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밑에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밥이 굉장히 잘부서집니다.

초밥을 먹고난 후 밥알들의 잔해가 난무합니다...가뜩이나 밥이 많지도 않은데 부서져서 떨어지는 양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스시도쿠의 좋은 점은 분위기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한 편에 비해 스시의 회가 맛있다는 점 입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대부분 손님들이 젊어보였습니다.

그리고 초밥이 나오기 전에 가벼운 서비스들이 많고,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초반에 말했듯이 저는 대단한 미식가도 아니고 좋은 초밥을 많이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초밥이 잘만든 초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스시도쿠의 초밥은 밥이 너무 쉽게 부서지는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행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다른 리뷰에서도 밥알이 잘 부서진다는걸 봤다고 하는군요. 제 것만 이상하게 나온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젠가 수요미식회에서 '초밥이 2pc씩 나오며 초밥의 횟감이 밥에 비해 유난히 길고, 초밥 이외에 많은 반찬들이 나오는건 한국식 초밥이다. 일본식 초밥집은 초밥이 1pc씩 나오며 초밥의 횟감과 밥의 양이 비슷하고, 초밥의 맛에 집중할 수 있게 주변 반찬을 최소화 한다.'는 내용을 본 적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서비스로 나오는 음식들을 기분좋게 먹었기 때문에 'TV에서 전문가가 이랬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건방진 일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밥알이 부서지는 것 빼고는 분명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가볍게 초밥을 드시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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