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vor

#라멘 '가마마루이'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신촌)

낙낙이 2016. 5. 21. 17:05

연세대학교 축제가 한창이었던 어젯밤 신촌 가마마루이에 다녀왔습니다.


신촌에 음식점들이 정말 많지만, 신촌을 방문할 때마다 거의 비슷한 음식점들을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가 '가마마루이'인데 2012년도에 알게 됐는데, 이 곳 덕분에 일본 라멘을 좋아하게 되었고 정말 많이 방문했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작년 봄을 마지막으로 면이 조금 퍼져서 나오는 느낌이라, 거의 방문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간판에 보이는 가마솥 그림에 있는 釜는 가마솥이란 뜻으로 がま(가마)라고 읽습니다. '(마루이)'는 둥글다는 뜻인걸로 보아


대충 '둥근 가마솥'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일 뿐입니다.


'가마솥'으로 돼지 육수를 내서 '가마마루이'라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가마솥으로 내는 육수에 대한 얘기는 글 중반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다소 늦은 시간인 7시 반 쯤에 방문했는데, 꽤 외진 곳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두팀 정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가마마루이는 밖에서 웨이팅을 하고 있으면, 직원이 나와 미리 주문을 받습니다. 그래서 웨이팅이 끝나고 들어가서 앉으면, 금방 음식이 나오는 편입니다.


신촌의 다른 라멘집인 부탄츄는 주문 후 음식이 좀 늦게 나온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그런 점에서 가마마루이가 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 찍은 메뉴판인데 보시는 바와 같이 라멘의 종류는 3가지 인거 같지만, 사실상 돈코츠 라멘 하나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돈코츠 라멘이 7천원이었던거 같은데, 오랜만에 방문했더니 가격이 조금씩 올랐습니다. 


저는 4년 가까이 방문하면서 매번 돈코츠 라멘만 먹어서 다른 메뉴는 어떤지 잘모르겠습니다.


돈코츠 라멘을 주문하면 직원분이 '진한 맛'과 '덜 진한 맛'을 다시 물어봅니다. 역시 여기서도 항상 '진한 맛'만 먹어서 '덜 진한 맛'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돈코츠'는 とんこつ[]로 돼지뼈라는 뜻입니다. 즉 돈코츠 라멘은 돼지 사골과 등뼈로 국물을 우려낸 라멘 입니다.


그래서 돼지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덜 진한 맛'을 물어보는거 같은데, 여러 사람과 다녀봤지만 '진한 맛'에서 돼지 냄새가 나서 싫다고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던 것 같습니다.


이 곳 '가마마루이'에 대한 다른 소개글을 보면 '10여 년이 넘게 라멘만을 전문적으로 수련한 베테랑 사장이 가마솥에서 끊임없이 돼지 육수를 뽑아내는 전통 기법 ‘요비모도시’로 만드는 진한 돈코쓰 국물이 일품이다.' 라는 말이 있는만큼 돈코츠 라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집인 것 같습니다.


메뉴에서도 돈코츠 라멘 하나로 끝장을 보겠다는 마인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내부 공간은 좁은 편이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좁아서 아지트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주 오고 싶어집니다.


4년 정도 다녀봤지만 저 티켓 자판기 같은 것을 이용해서 계산하는 것은 한 번도 못본 것 같습니다. 


가게에 TV가 입구 쪽에 한 개, 그리고 자판기 위에 한 개로 총 2개가 있는데 항상 일본 가요 뮤직 비디오가 나옵니다.


그래서 무슨 노래인지, 언제 나온 노래인지,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지만 가게에서는 항상 일본어로 된 노래가 나옵니다.


테이블 위에는 휴지, 물통, 접시 등이 있고, 자리에 앉으면 빨갛게 절인 단무지를 줍니다.


바에서 먹으니 음식을 제조하는 과정도 볼 수 있습니다. 직원분들이 입은 티셔츠 등판에는 한자로 '자가제면'이라고 써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곳에 대한 다른 리뷰를 참고해보면 '밀가루와 간수를 황금 비율로 반죽해 뽑아 딱 적당한 시간 동안 숙성한 면발은 여느 곳보다 유독 가늘지만 한 그릇 다 먹을 때까지 탄력 있는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70℃에서 저온 조리한 차슈는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고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오는 온천 달걀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육수의 진하기와 면의 삶기 정도도 선택 주문이 가능하며 배고픈 학생들을 위해 밥과 마파두부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손님의 20% 이상을 일본인이 차지할 정도로 일본 본토인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라고 합니다.






제가 주문한 돈코츠 라멘의 사진 입니다. 고명으로는 대파, 숙주, 차슈 등이 올라가있습니다. 큰 접시에 양이 정말 많이 나오는 편 입니다.





사진이 커서 면발이 실제보다 굵어보이는데, 실제로는 얇은 편 입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면이 퍼진 것 같아 한동안 왠지 모르게 발길을 끊었는데,


이번에는 면도 적당히 익고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숙주도 너무 많지 않고 적당히 있어 면과 함께 먹을 때 면과 숙주가 잘 어우러집니다.


차슈는 좀 더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온천계란은 따로 추가할 순 있지만, 그러면 가격이 올라가 한 번도 추가해본 적은 없습니다.


처음 이 곳에 발길을 들였던게 수능 공부를 하던 수험생 시절이어서, 아마 돈을 아끼자는 심산으로 먹던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돼지 사골 국물이라 먹다보면 다소 질릴 수 있는데, 처음에 주는 단무지와 같이 먹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설렁탕과 깍두기를 떼놓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물이 좀 더 진해도 맛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가마마루이에 오면 꼭 먹는 마파두부 입니다. 입구 쪽에 알아서 갖다 먹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밥솥이 있는 옆쪽 벽면에는 반찬을 남길 시 벌금 '5000원'이라고 되어있지만, 물론 남긴다고 진짜 5천원을 따로 내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 앞에 있다보니 주머니는 가볍고, 배는 고픈 학생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마파두부와 밥을 무한으로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무한으로 제공되는 반찬치고, 정말 맛있어서 따로 메뉴로 만들어서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매번 듭니다.


걸쭉한 식감의 중국식 마파두부와 다르게 국물이 많고, 표고버섯과 돼지고기가 있어 정말 맛있습니다.


사실 라멘의 양도 많은 편이라, 라멘 한 그릇과 밥 한 공기를 먹으면 정말 배부른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라멘을 다 먹고 나서 밥을 먹는데, 밥과 마파두부를 먼저 먹고 라멘을 먹는 분들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돈코츠 라멘을 먹게 된 라멘집이고, 다소 녹록치 못했던 수험생 시절부터 다녔던 집이어서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라멘집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사정을 차치하더라도 아지트 같은 분위기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돈코츠 라멘을 먹고 싶다면, 


정말 추천해드릴만한 라멘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방문하신다면 라멘을 다 먹고나서 밥과 마파두부를 꼭 한 번 맛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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