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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일본 경양식 '토끼정'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신논현역)

낙낙이 2016. 8. 23. 23:58

<B>


강남역에 있는 토끼정에 다녀왔습니다.


토끼정은 서가앤쿡과 미즈 컨테이너가 함께 브랜드 네임, 인테리어, 프랜차이징까지 협업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토끼정’이라는 이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에서 소설 속 주인공이 자주 이용하는 단골집의 이름이 바로 이 ‘토끼정’이라는 데서 따왔다고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나 문체를 꽤 좋아하고, 하루키의 책은 10권을 넘게 읽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는 이 글을 쓰기 위해 검색해보다가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람들의 허세스러운 구석을 잘 긁어낸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토끼정은 CGV 골목에서 쭉 올라와 아비코 건물을 끼고 왼쪽으로 도시면 바로 보입니다.


CGV에서 영화를 보고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날씨가 덥고 사람이 많다보니, 그 짧은 거리도 힘겨웠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웨이팅이 엄청 길다고 소문이 나서 토끼정 웨이팅을 걸 수 있는 '순번이' 어플까지 준비했는데 5시 조금 넘어서 가니 저희가 첫번째 대기팀이었고, 거의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들이 웨이팅을 하면서까지 밥을 먹을꺼 같지는 않습니다만...)


아마 평일 그것도 월요일 저녁이라 사람이 별로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건물 외관부터 '토끼정'이라는 이름이 어울리게 깔끔한 느낌입니다.


라스트 오더가 밤 11시이고 밤 12시에나 문을 닫는 것을 보니 꽤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올 타이밍이라 그런지 가게의 문 앞에서 직원 한 분이 계속 서서 안내해줍니다.





가게 내부에 들어갔는데 층을 독특하게 나눴는데 지하 1층, 1.5층(?), 2.5층(?)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게 내부도 깔끔한 느낌이고, 장사가 잘되는 집이면 테이블을 많이 놓고 테이블 간 간격을 좁힐만도 한데 공간활용이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저는 처음 방문해보는 것이고 동행인은 그래도 몇 번인가 와봐서 주문은 동행인에게 맡겼습니다.


저희는 고기튀김(닭고기), 파밥, 크림카레우동, 콜라를 주문했습니다.


요즘 콜라를 너무 많이 마시는거 같아서 주문을 안하고 싶었지만 느끼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메뉴가 너무 많아서 메뉴를 일일이 찍지는 못했습니다만 비싸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싸다고 할 수는 없는 가격인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데는 꽤 걸립니다.


먼저 고기튀김(닭고기)과 파밥이 나왔습니다.


위에 2개의 소스는 고기튀김을 위한 소스이고 조금 잘려서 찍힌 소스가 파밥에 뿌리는 비법 소스입니다.


먼저 파밥에 소스를 뿌리고 한 입 먹어봤는데 대파의 향이 꽤 좋았습니다.


파밥을 먹는 내내 설렁탕 맛의 8할은 대파의 향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소스도 상큼하고 좋았습니다.



고기튀김(닭고기)는 한쪽에 양배추를 채썬 샐러드가 한웅큼 있습니다.


양배추 샐러드에는 드레싱이 조금 뿌려져있는 것 같고 위에 후추를 뿌려놓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양배추만 한 젓갈 먹었는데 후추맛이 나서 고기튀김을 먹는 동안에도 한동안 후추향이 맴돌았습니다.


아주 예전에 올렸던 홍대 '하카타나카'에 다녀온 후기를 보시면 '다른건 모르겠고 무슨 일본 가정식집 닭튀김이 이렇게 맛있나' 싶었던 경험이 있어서, 일본 가정식은 아니지만 닭튀김에 대한 기대가 꽤 컸습니다.


토끼정의 닭튀김도 양배추 샐러드와 같이 먹으면 꽤 훌륭했지만, 홍대 하카타나카의 치킨 가라아게를 먹었을 때만큼 인상깊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145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게 양배추 샐러드와 같이 먹어서 그런지 양이 상당하게 느껴집니다.




한 때 페이스북 페이지들에서 크림카레우동을 한 젓가락 뜨면 크림이 쏟아지는 영상이 많이 게시됐던 것 같습니다.


사실 페이스북 페이지들 특유의 호들갑 떠는 말투 때문에 괜히 크림카레우동에 대한 미묘한 악감정 같은게 있었습니다.


크림은 흔히들 생각하는 케이크에 올라가는 그런 크림은 아니고 꽤 부드럽고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다만 크림이 흥건해서 젓가락을 넣고 무언가를 집었을 때 내가 무엇을 집었는지 확인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크림 때문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가 힘들었지만 젓가락에 집혀나오는 것들로 보았을 때 고기와 야채도 꽤 많이 들어가는 야끼카레에 우동면을 넣고 그 위에 크림을 왕창 뿌린 것 같았습니다.


일본식 야끼카레의 향도 나면서 크림이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둘이서 메인메뉴 2가지를 주문했더니 양이 꽤 많았습니다. 이런 류의 음식점은 역시 홀수 인원으로 가는 것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다만 강남역에서 꽤 유명하고 웨이팅도 길기로 유명한 가게인데 사실 '그 정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분위기도 매우 좋고 가게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하고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여성분들이 주로 찾고 좋아할만한 가게인 것 같은데 남성분들도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일본 경양식을 시도해보기 괜찮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