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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라르디니 데이즈의 옥스포드 셔츠 구입기

낙낙이 2016. 9. 18. 22:54

20160918 <C>


 성묘를 다녀오는 길에 들른 하남 스타필드에서 구입한 라르디니 X 데이즈의 옥스포드 셔츠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콜라보레이션이 무척 궁금했고, 하남에서만 30% 할인을 진행하고 있어서 괜찮은 가격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마트는 쿠팡과 경쟁하면서, 자체브랜드 강화라는 전략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가 하우스오브카드나 오렌지이즈뉴블랙같은 자체 드라마를 찍기 시작한 것 처럼 말이지요. 노브랜드는 무척 성공적으로 보이는데, 데이즈를 강화하기 위한 이번 시도는 글쎄, 단번에 성공을 점치기는 약간 어려울 것 같은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가본 적도 없는 하남까지 갔으니, 일정부분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기본적으로 데이즈와 라르디니의 콜라보는, 디자인성 확보라는 종래 스파브랜드의 협업과는 조금 다릅니다. H&M이 워낙 패션적으로 성공적인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유니클로는 '세련된 일상복'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으니 데이즈는 '비즈니스'쪽을 공략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저같이 좋은 양복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주 타켓이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STCO와 같은 중저가 비즈니스 의류 판매쪽과 경쟁을 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러기엔 라르디니라는 파트너 초이스는 약간 의아스러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평소 STCO에서 셔츠와 타이를 구매하는 고객이, 데이즈와 '라르디니'라는 머리탈 나고 들어 본 적이 없는 콜라보가 어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무척 흥미로운 도전이고, 저같은 옷쟁이 입장에선 매우 재밌는 콜라보라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전반적으로 라인이나 느낌은 기대이상인데, 소재가 너무 형편없어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특히 더블코트의 실루엣이나, 트위드 싱글코트의 뒷판의 폴로코트 디테일은 놀라울 정도인데 소재가 너무.. 그래서 20만원이라는 꽤 매력적인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구입은 보류했습니다. 오히려 수트가 캐쥬얼하게 입고 다니기에 적절해 보였습니다. 물론 라르디니의 기성양복과 비교하기엔 어렵지만, 나름대로 가격대에 좋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습니다. 


 옥스포드 셔츠는 이번 라르디니 콜라보에서 제일 저렴한 49,900원 입니다. 30% 할인을 받았으니 35,000원 정도 준 것인데, 이정도면 매우 괜찮습니다. 소재는 당연히 떨어지지만 디테일이 워낙 흥미로워서 돈값은 할 것 같습니다. 옥스포드 원단은 당연히 광이 거의 없고, 유니클로나 무인양품에 비교해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앞부분입니다. 카라는 레귤러 카라고 들어간 디테일은 전면 사진에서도 모두 확인 가능합니다. 넥 부분에 라르디니 부토니에 모양과, 거셋부분에 부토니에 자수가 놓여져 있습니다.



라르디니 부토니에의 자수 퀄리티는 문제 없이 좋습니다. 셔츠 단추를 두개나 풀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이런 디테일은 항상 웰컴이죠.



넥 부분 디테일은 안보일 가능성이 높으니 거셋에도 하나 더 달아놓은 것 같은데 은근히 존재감이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뒷판엔 다트가 잡혀있고 전반적으로 좀 슬림한 실루엣입니다. 목이 조금 남긴 하지만 저는 L사이즈 구매했습니다. 사이즈는 XXL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플라켓 없이 한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옥스포드 셔츠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드레시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가만 보면 정말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쓴 셔츠란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렇게 공들인 것에 비해서 원단이 너무 떨어져서 아쉽습니다.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좀 더 좋은 원단을 썼으면 어땠을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남 스타필드에 한해서 진행하던 30% 세일이 아마 이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미 라르디니와 데이즈 콜라보 제품들이 인터넷에도 올라와있고, 전국 매장에 풀리는 만큼 가격방어는 어려울 것 같아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정보를 드리고자 조금 늦었지만 이렇게 글을 좀 적어봤습니다.


무엇이든 궁금한게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아는 선에서 성실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