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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나이젤 카본의 나발 데님 자켓 (Nigel Cabourn USMC denim jacket)

낙낙이 2016. 8. 29. 20:52

20160829 <C>


 오늘은 60% 할인해서 꽤 저렴한 가격에 8Division에서 판매하는 TIEASY의 바스크 티셔츠를 사볼까 나갔다가 엄한 옷을 사왔습니다. 방학 때 조교일을 하면서 번 돈이 조금 있었는데, 모조리 써버렸습니다. 바스크 티셔츠는 취향이 아니라 사본 적이 없었는데, 가격도 좋고 스토리도 좋아서 하나 사볼까 했는데 굉장히 작게 나와서 조금만 건장한 남성이면 입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한테 딱 맞는데, 사실 왠만한 남자는 입기 어려울 것 같긴 합니다. 마른 분들이나 여성분들이라면 구매를 고려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TIEASY의 바스크 셔츠


 원산지도 일본이고 넥라인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맞기만 하면 꽤 괜찮은 물건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세인트 제임스(Saint james)나 오르치발(Orchival) 정도에서 하나 구입하고 싶습니다. 올 여름 가만 보니, 생각보다 바스크 티셔츠가 매력적이더라구요. 말은 이렇게 하고 또 세일하는 무인양품에서 사올 것 같긴 합니다. 티셔츠는 소모품처럼 느껴져서 뭔가 그럴싸한 것을 사기 거부감이 듭니다.


 리뷰를 조금 적어볼까 사진을 찾다보면, 사진을 제가 찾는게 참 무의미하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 구입한 제품은 나이젤 카본(Nigel Cabourn)의 USMC 데님 자켓입니다. 아래는 공홈과 구입처에서 긁어온 사진입니다.


 전형적인 해군의 자켓입니다. 거기에 대조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여러 디테일을 더해서 만든 옷 같습니다. 쉐이프 자체는 그렇게 뛰어난 느낌은 아닌데, 워낙 소재가 좋고 독특하다보니까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위의 4개는 닻 모양의 단추가 고리와 함께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베드포드 자켓과 같은 형태의 마감입니다.) 마지막 단추는 청바지 버튼처럼 고정되어 있습니다. 소재는 샴브레이 느낌의 데님이고, 밑부분은 헤링본이 보이는 단단한 남색 원단입니다. 이제 하다하다 나이젤 카본 감성에도 넘어가고 미래가 너무 걱정됩니다. 제품명은 Nigel Caborun Naval Jacket Mix Indigo 입니다. USMC Denim Jacket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미 해병대가 입던 옷에서 유래한 모양입니다. 복각제품도 아니고, 출처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출처: 나이젤 카본 (Nigel Cabourn)>


 이 사진은 나이젤 카본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따왔습니다. 이 사진들을 찾아보기 전까지는 나이젤 카본의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본 적이 없었는데 옷을 참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옷 하나하나가 굉장히 섬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더라구요. 심심하시면 들러서 찬찬히 구경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혹시 몰라 링크를 첨부합니다. (나이젤 카본 공홈) 그나저나 나이젤 카본의 카메라맨 자켓이나 에버레스트 파카는 정말 대단하군요. 한때 나이젤캠본이다 뭐다 할 때 하나 사둘 걸 그랬습니다. 살면서 저런 파카를 구입할 일은... 아마 없겠죠. 파운드가 많이 약세인데도 판매가가 약 370만원입니다. 관부가세를 더하면 455만원 정도네요.


 저는 48사이즈를 구매했는데, 뭐 적당히 껴입어도 잘 맞는 느낌입니다. 어렸을 땐 몸이 말라서 항상 뭔가 딱 맞는 옷을 입고 싶었고, 기성복에는 맞는 사이즈가 없다고 믿었었는데, 요근래에 입는 옷들을 보면 어째 생각보다 큰 사이즈를 입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제 몸이 커진 것 보다는 옷들이 작게나오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째 위의 사진들로 충분히 어떤 옷인지 전달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찍어둔 사진이 아까워 같이 올립니다.



 소위 감성으로 먹고사는 옷들은 폰트나 라벨, 색상까지도 사소한 것까지 깊은 고민을 한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러한 얄팍한 감수성이 이렇게 비싸도 되는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말 옷 비싸게 팔아먹기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블랙 데님의 광택감이 정말 독특합니다. 존재감이 생각보다 있는 옷입니다.



따로 주머니는 없고, 가슴 포켓에 무언가를 넣을 수 있습니다. 뛰면 속에 넣어둔 것이 다 뛰쳐나올 것 같아 주머니라 보기 애매하지만 휴대폰 정도 가끔 넣기엔 편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뒷부분은 뭐가 없습니다.


아래는 오늘 구입을 고민하면서 찍어봤던 사진입니다.



안에 티셔츠 한 장 입고 입은 사진입니다. 그래서 조금 넉넉하게 보이는데, 이렇게 입을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후드 풀오버와 조합이 좋아서 아무래도 후드를 이너로 입게 될 것 같습니다. 택에는 30%가 붙어있지만, 파이널 세일로 50% 할인 받아서 구매했습니다. 그래도...너무나 비싼 것. 6만원 짜리 티셔츠 하나 사볼까 왔다가 생각보다 너무 큰 지출을 해버렸습니다.



이건 후드와 함께 입고 찍은 사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무척 마음에 들어서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카라가 둥글어서 그런지 후드와 입으면 카라의 존재감이 옅어져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친구는 애매해서 별로 안입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뭐, 지켜봐야지요. 


 후드는 이번 NGS Day에 구입한 홈그로운서플라이(Home Grown Svpply)의 제품입니다. 사람이 붐빌 것 같아서 조금 늦게 갔는데도, 200번 후반대의 번호표를 받고 한 두시간 기다리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펙테이터에 충성도가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 비도 계속 내리고 할 건 없고 한 5번은 그냥 집에 갈까 생각했습니다. 왔다갔다 교통비와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그냥 다음부턴 이런데 오지 말아야지 하면서 징징댔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다들 너무 친절하시고 후드가 너무 이뻐서 그런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졌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왜 진리와 선함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삶에서 추구해야할 가치라고 말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쁘면 꽤 많은 것들이 용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오트밀 색상도 사이즈가 있는지 여쭤볼걸 하는 생각에 입맛만 다시고 있습니다. 


 신발은 Eytys의 제품입니다. 이번년도 초에 거의 매일 신고다닌 신발이라 중창이 많이 더럽고 소재도 낡았습니다. 저는 직구로 한 십만원 초반대를 주고 샀는데 이정도면 딱 적당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퀄리티에 대해서 워낙 말이 많은 제품이고, 막상 좀 신어서 코르그 인솔이 익숙해지면 굽도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아서 생각보다 단점도 많지만, 그냥저냥 신기엔 적당한 신발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뒷부분의 보라색 테이프 덕분에 세련된 느낌도 나고, 이티스를 봐도 무언가를 비싸게 팔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지는 먼저번에 올린 드님(DENIME)의 셀비지 진입니다. LVC 54501과 거의 유사한 핏인데, 마른 사람들은 LVC 47501이나 LVC 54501이 큰 거부감 없이 적당히 입기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자켓의 일본가격은 38,000엔입니다. 여기에 세금이 붙기는 하겠지만, 일본에서 구매하시면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궁금한게 있으시면 항상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Outer: Nigel Cabourn USMC denim jacket 나이젤카본 데님자켓

Hood: Home grown svpply hood 홈그로운 서플라이 후드

Inner: Saturday Surf NYC 새러데이 서프 NYC

Shoes: EYTYS Mother suede 이티스 마더 스웨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