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sher의 Debt-deflation Model
통화량의 증가는 물가를 떨어트리고, 결국 실질화폐공급은 일정하게 됩니다. (실질화폐공급은 통화량/물가) 하지만 단기적으로 물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자율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실질이자율도 하락하게 됩니다. 즉 통화량이 증가했을 때, 물가가 즉각적으로 조정되지 못하고 화폐시장에서 이자율을 떨어뜨리는걸 유동성 효과라고 합니다. 이후 장기적으로는 아래의 피셔효과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고 이자율도 상승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있는 경우에 이러한 조정기간은 당연히 짧고, 인플레이션이 없는 경우에 이 조정은 길어지게 됩니다. 물가가 즉각적으로 조정이 된다면 실질이자율은 변하지 않고, 명목이자율이 올라간 만큼 물가상승이 이루어지겠죠.
물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명목이자율이 떨어져서 경기를 조정하게 될 것이니 불황이나 공황은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기초로 피셔는 '경제공황이나 폭락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단기적인 호황과 불황만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안타깝게도 저 말을 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미국에서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일어나고, 피셔는 파산하게 됩니다. 이후 예일 대학교에서 살고 있는 집을 사서 다시 피셔에게 빌려줘야 할만큼 형편이 어려워지고, 당대의 가장 저명했던 경제학자라는 평판도 크게 망가지게 됩니다. 여기서 피셔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기존 생각을 수정하게 됩니다.
이렇듯 불황은 무척 무서운 겁니다. 일본의 중앙은행이 헬리콥터로 돈을 뿌린다고 말하면서 까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를 끌어 올리려는 것이나, 환율을 높게 유지해서 수출을 높이려는 노력이나(물론 브렉시트 이후로 엿을 먹은 것 같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보면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황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20대는 경제성장이 뭔지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죠. 우리나라 역시 사실상의 디플레이션을 앞두고 있고, 일단 불황에 빠지기 시작하면 빠지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단을 활용해서 어떻게든 경기를 부양해야겠지요. 하지만 미국도 금리인상을 코앞에 두고, 유럽과 일본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또 세계적으로 유효수요도 위축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야될지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20161016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