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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부대찌개(존슨탕) '바다식당'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

낙낙이 2016. 9. 3. 22:32

<B>


이태원에 있는 바다식당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정말 어렸을 때 부대찌개는 '찌개'니까 분명 우리나라 음식인데 왜 햄, 소세지가 들어가는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아직도 어릴적의 저와 같은 궁금증이 갖고 계신분들을 위해 네이버 사전의 설명을 긁어왔습니다.


"부대찌개는 의정부 미군 부대 근처 식당에서 처음 만든 음식으로, 군대의 찌개란 뜻이다. 6·25전쟁 직후 서울에서 일부 사람들이 의정부에 주둔하던 미군 부대에서 나온 핫도그, 깡통에 든 햄과 소시지 등 잉여 음식을 이용하여 우리식으로 고추장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


용산에 미군기지가 있어서 부대찌개의 시초는 용산이나 이태원쯤일 줄 알았는데 의정부 혹은 서울시 구로구가 시초였습니다.


제가 방문한 '바다식당'은 이태원역과 한강진역에서 가깝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한강진역에서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부자피자가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테이스팅룸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바로 보입니다.


가게 외관 비쥬얼은 여기가 부대찌개의 시초라고 해도 될 것 같이 생겼습니다.






저녁 먹기는 조금 이른 시각인 5시쯤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TV 맛집 프로그램에 방영된 사진들이 훈장처럼 걸려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KBS VJ특공대,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TVN 수요미식회, KBS 생생정보통에 방영되었네요.





천장이 낮아서 그런지 내부가 좁아보이지만 입구쪽에만 테이블이 15개 정도는 있는거 같고 안쪽 통로를 지나면 좌석이 더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옛날 음식점 분위기지만 의외로 꽤 깔끔해보였습니다.


다만 옆테이블과 거의 바로 붙어있어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옆테이블에 앉은 남녀가 서로 별로 말이 없는걸 보면 친한 사이는 아니고, 소개팅 첫만남에 굳이 이태원의 수많은 맛집 중 이런 부대찌개 집을 올리는 없고 소개팅 애프터나 삼프터 쯤 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들 정도로 테이블이 바로 붙어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부대찌개가 아닌 '존슨탕'이라고 써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뭐...무슨 탕이라고? 생각하실수 있지만 부대찌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미국 대통령 린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이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부대찌개집에서 웬 쏘세지구이, 바베큐, LA갈비, T본 스테이크를 팔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부대찌개의 기원을 다시 생각해보니 이해가 조금 갔습니다.


저희는 존슨탕 2인분과 공기밥 2개를 주문했습니다. 공기밥은 따로 돈을 받더군요.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오징어 젓갈, 실부추 무침이 나왔습니다.


배추김치는 맛있는 신김치가 아니라 날씨가 너무 더워서 '셔버린' 김치 같았습니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만 맛봐도 그 집의 실력을 알 수 있다고 믿는 저로써는 불길한 징조였습니다.


다만 오징어 젓갈과 실부추 무침이 맛있어서 괜찮을꺼라고 속으로 주문을 외고 있었습니다.


2명이서 먹는데 실부추 무침의 양이 꽤 많아서 왜 이렇게 많이 주지...싶었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주문한 존슨탕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얼마나 걸렸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왜 이렇게 안나오지?'라는 생각이 한 두번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보니 주문한 존슨탕(부대찌개)가 나왔습니다.


속에는 햄, 소세지, 고기, 양배추, 대파, 슬라이스 치즈 2장이 들어가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라면사리 및 사리추가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음식이 다 익혀서 나오기는 하지만 왜 그리 오래걸렸는지 잘 납득이 안갔습니다.


슬라이스 치즈가 들어가서 그런지 처음에 꽤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몇 번 먹다보니 느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실부추 무침이 그토록 많이 나온 이유는 느끼함을 달래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은 첫눈에 보기엔 조금 적어보이지만 남녀 둘이 먹기에 부족하진 않지만 놀부 부대찌개보다는 확실히 적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부대찌개라는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괜찮게 먹긴 했다만 치즈 때문인지 먹다보니 느끼했습니다.


바다식당을 방문하기 전에 어떤 리뷰에서 '짜지 않아서 다른 부대찌개와는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는 말을 봤는데 짜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다소 느끼했습니다.


또 다른 메뉴를 주문할 때는 모르지만 부대찌개를 시키는 사람 중 밥을 안먹는 사람은 없을텐데 공기밥은 따로 돈을 받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주문하는 공기밥이 아닌 처음에 시킬 때부터 따로 받는 것은 왠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이서 한끼에 22000원이라는 가격이 그렇게 비싼가격은 아니지만 놀부 부대찌개와 비교해보면 가격의 메리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부대찌개가 생각날 때는 그냥 놀부 부대찌개를 갈 생각입니다.


앞으로 이태원에 갈 일이 있으면 다른 식당을 방문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로 그 가게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