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Culture

#Musical -7. King of New York (뉴시즈 중)

낙낙이 2016. 5. 12. 17:57

 


 정말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았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들떠있었다. 이번에 고른 작품은 '뉴시스' 이다. 1992년 디즈니의 뮤지컬영화가 원작인데, 이를 뮤지컬로 다시 제작해서 올린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굉장한 인기를 누렸고 그 해 시상식에서도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런 작품이 이번에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라이센스 초연이다보니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았고 기대하는 눈치들이었다. 작품의 내용은 영화에서 따왔고, 이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배경이 되는 1899년, 뉴욕의 신문팔이들의 이야기로 자신들을 찍어누르려는 재력과 권력, 에 맞서 파업을 진행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멋있게 쟁취해 낸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고뇌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걷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이런 고난 중에도 알아서 우정도 쌓고 사랑도 찾는 건 더 아름답다.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작품 속의 재력과 권력의 상징, 퓰리처는 우리가 아는 그 퓰리처가 맞다. 양심의 언론인으로 잘 알려진 그이지만 신문사 경영인으로서 이윤을 지독하게 추구했던 그를 작품 속에서 잘 볼 수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소년들이 가장 높은 곳에 있던 그들에게 한방 먹이는 스토리는 마음에 쏙 든다.

 


  작품 자체는 되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노래 자체도 흥겹고 좋지만 무용적인 측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 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발레와 탭댄스 등 많은 안무들이 적절히 버무려져있다. 저 많은 안무들을 다 소화하면서 넘버까지 소화하는 배우들이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위의 "King of New York"은 특히 그 중에서도 탭댄스를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다른 뮤지컬이라면 쉽게 보지 못했을 무대였다. 이렇게 안무가 다양하게 들어가지만 스토리 자체를 크게 해치지 않고, 적절하게 버무려지고 있다. 그래서 남주인공이 없음에도 골라 보았다. 뭔가 아쉽다면 "Seize the Day"나 "Carrying the Banner"를 보면 그 아쉬움이 풀릴 것이다. 충분히 좋은 음악과 안무를 보여주니까 말이다.


 안무까지는 참 좋으나 스토리가 조금 빈약하긴 하다. 디즈니 뮤지컬임에도 그 이상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 강한 흡인력이 없다. 짜임새를 더 갖추었다면 스토리 자체를 모두가 잘 느꼈을테지만 곡과 안무에 집중하다보니 스토리 상의 빈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특히 남녀 주인공인 잭 켈리와 캐서린의 러브라인은 중간에 몇 개 빠진 징검다리처럼 보였다. 충분히 멋있는 무대였고 즐길거리가 많은 무대였지만 약간 뒷맛이 아쉬운 것은 이런 스토리라인때문일 것이다.


 캐스팅을 보면 남녀주인공을 빼면 거의 원캐스팅이다. 배우들의 고생이 눈에 훤하다. 남주인공의 경우, 트리플 캐스팅인데 그 중의 한 명이 요즘 주가 올리는 온주완이었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인기가 더 해지는 것 같다.  평소에 뮤지컬을 잘 안 보는 사람들이라도 쉽게 즐길 만한 작품이다. 그저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배우들과 멋있는 안무만 잘 봐도 티켓값은 반 이상 한다고 생각한다. 


cf)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의 뮤지컬 영화 "뉴스보이"의 주연은 우리의 배트맨인 '크리스찬 베일'이다. 그의 약 25년 전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안무와 곡으로 이미 우리에게 한 방 먹이는 작품! 누구든 즐길만 하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