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Fashion

<B> 막 굴릴 페니 로퍼를 구매하기 까지-(바스, 락포트 세익스피어, 콜한 핀치, 하루타)

낙낙이 2016. 9. 9. 23:38

<B>



작년 초 실수로 제가 갖고 있던 셀비지진인 네이키드앤페이머스 더티 페이드(스키니 가이)의 기장을 너무 짧게 수선해서 한 번 롤업하면 복숭아뼈를 아슬아슬하게 가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 즐겨신던 부츠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려서 목이 낮은 신발을 찾아보다가 '로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로퍼(Loafer)'는 로퍼는 끈이 없고 굽이 낮은 캐주얼한 구두를 말합니다. 'loafer'는 원래 '게으름뱅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끈을 묶지 않고 간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사화를 의도하고 만든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로퍼에는 기본 스타일의 로퍼 외에도 페니 로퍼(penny loafer)와 테슬 로퍼(tassel loafer)가 있습니다. 


‘바스’의 대표 라인인 ‘위준(Weejun)’은 노르웨이 농부들의 신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미국에서 페니로퍼 슈즈의 원조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페니로퍼 슈즈는 긴급 상황에 대비해 1페니를 로퍼 윗부분에 넣고 다니기 시작한 이후 1960년대 아이비리그 학생들의 프레피 룩의 키 아이템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로퍼에 대한  네이버 사전을 보면 '페니 로퍼는 갑피 부분에 달린 가죽 스트랩 장식에 칼집을 넣은 디자인으로 영국에서 학생들이 위급할 때 사용하기 위해 공중전화요금으로 1페니를 끼우고 다닌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페니 로퍼는 코인 로퍼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페니로퍼'에서 '페니'가 영국의 화폐 단위인 것을 생각하면 영국이 원조일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바스'의 로퍼가 페니로퍼의 원조라고 불린다고 하니 어느쪽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막상 캐쥬얼하게 '막' 굴릴 로퍼를 찾아보면 신을만한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 ~20만원 가격대의 로퍼 중에서 괜찮은 것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로크 이튼이나 버윅 로퍼 같은건 '막' 굴릴 로퍼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단 제외했습니다.


저는 작년에 일단 저렴한 가격대부터 시작하고 싶어서 처음에는 바스 왈튼(Bass Walton)을 구매했습니다. '바스'에서 나오는 페니로퍼에는 왈튼(Walton), 로건(Logan), 라르손(Larson)이 있습니다. 소재 차이로 보면 왈튼(Walton)은 어퍼는 인조가죽(합성피혁)에 밑창은 홍창이 아닌 반면, 로건(Logan), 라르손(Larson)은 천연가죽에 밑창이 홍창입니다. 로건과 라르손은 천연가죽이라 그런지 별 차이는 안나지만 왈튼보다 조금 더 비싼편입니다. 가끔 특가로 나오면 5~6만원 선에서 구할 수 있는 것 같고, 평소 소셜커머스 같은 곳에서 7~8만원에 판매됩니다. 




로건과 라르손은 소재는 같지만 디자인에서 차이가 납니다. 밑에 사진을 첨부했는데 옆라인이 미묘하게 차이나는 것 빼고는 큰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이 중 로건이 세 개의 페니로퍼 중에서는 제일 인기 모델입니다. 바스 로퍼는 저렴함 가격대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지만, '로건'과 '라르손'은 좁은 발볼 때문에 '극악의 착화감'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홍창인 밑창이 너무 미끄러워서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따로 붙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왈튼을 무리 없이 신어서 한 사이즈 업해서 로건을 신어도 발볼 때문에 발이 아프단 얘기가 많습니다. 제가 샀었던 '왈튼'은 밑창이 홍창이 아니라 미끄럽지도 않고, 발볼이 좁지 않아 극악의 착화감까지는 아니지만, 어퍼가 인조가죽이란 점에서 아무래도 로건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바스 왈튼을 1년 정도 신다보니 뒷굽이 많이 닳아 다음 로퍼로 넘어가려고 알아보던 중 10만원 초반대의 락포트 셰익스피어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스 로건의 극악의 착화감 때문에 차라리 돈을 좀 더 얹어 락포트 세익스피어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락포트 세익스피어도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 약 12만원 정도에 구할 수 있습니다. 가끔 락포트 '클래식 페니로퍼'와 헷갈려서, 세익스피어를 구입하려다 클래식 페니로퍼를 구입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클래식 페니로퍼가 더 좋아서 구매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겠지만, 락포트의 인기모델을 구입하시려는거라면 '세익스피어'라고 써있는걸 구매하셔야합니다. 락포트 세익스피어는 신어본적은 없지만 락포트 셰익스피어는 아주 기본적인 페니 로퍼 디자인에 편한 착용감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사이즈가 매우 크게 나와서 -5 사이즈 다운하는 것이 정석인 것 같습니다. 정사이즈에서 -10하라는 얘기도 있지만 칼발이 아니면 -5가 맞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다만 저는 락포트의 밑창의 생김새가 마음에 안들어 별로 구매욕구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왠지 밑창이 지우개처럼 잘 닳을꺼 같고 캐주얼하게 신긴 하지만, 착화감 빼고 좋아보이는 느낌은 아닙니다. 누가 제 신발 밑창까지 보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서 락포트 세익스피어는 일단 넘겼습니다.






다음으로는 콜한 페니로퍼를 알아봤습니다. 콜한 핀치그랜드 페니로퍼는 16만원 정도에서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콜한 수준부터는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지 않고,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한다고 해도 가격적 메리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소 애매한 가격대도 문제지만 발볼이 지나치게 좁은 것 같습니다. 제 발길이 실측이 255mm이고 발볼이 11cm인데 9D를 신어봤을 때 발볼이 너무 끼어서 잘들어가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발목이 너무 많이 드러나서 약간 여성용 로퍼 느낌이라 별 고민할 것도 없이 패스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아본 것이 일본의 국민로퍼라고 불리는 '하루타(Haruta)' 로퍼입니다. 국내에서는 P.B.A.B 샵에서만 유일하게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P.B.A.B에서는 남자 페니로퍼는 하루타906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성인 남성용 페니로퍼는 하루타 906이나 하루타 6550이 있는데 하루타 906은 천연가죽이고 하루타 6550은 인조가죽(합성피혁)입니다. 하루타 906은 대매구행 사이트를 이용하면 15만원 언저리에서, 인조가죽으로 만든 하루타6550은 구매대행으로 7~9만원 선에서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신어서 사이즈를 확인해보고 싶으면 P.B.A.B 매장에 직접 방문하시는게 거의 유일한 방법인 듯 합니다.



P.B.A.B 사이트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http://www.pbab.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1684&cate_no=570&display_group=1)




위 사진 2개도 P.B.A.B에서 가져온 것인데  사실 하루타 로퍼 상품 사진만 봤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P.B.A.B 스토어가 상품 착샷 사진을 참 잘찍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위의 로퍼들이 U팁이라고 한다면 하루타 로퍼는 Y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 국민 로퍼'라는 이미지와 'Y팁'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조금 검색해보니 하루타 로퍼는 일본에서는 정말 고등학생용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회식가서 신발 벗을 때가 있다면 아직도 학생용 신발을 신고 다니나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P.B.A.B 스토어에서 하루타 로퍼에 대해 '일본에서는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구두를 가까이하여 일상적으로 신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두와의 좋은 첫만남을 갖게 하고자, 좋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학생들도 접근하기 쉬운 가격의 제품들을 제공하였습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바스(Bass)가 페니로퍼의 원조라는 것도 매력적이어서 아직 바스 로건(Logan)과 하루타 페니로퍼 906 사이에서 고민 중 입니다. 하지만 바스의 로퍼는 한 번 신어본 적이 있어서인지 하루타가 갖고 있는 매력이 더 끌리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