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Fashion 35

<B> 막 굴릴 페니 로퍼를 구매하기 까지-(바스, 락포트 세익스피어, 콜한 핀치, 하루타)

작년 초 실수로 제가 갖고 있던 셀비지진인 네이키드앤페이머스 더티 페이드(스키니 가이)의 기장을 너무 짧게 수선해서 한 번 롤업하면 복숭아뼈를 아슬아슬하게 가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 즐겨신던 부츠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려서 목이 낮은 신발을 찾아보다가 '로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로퍼(Loafer)'는 로퍼는 끈이 없고 굽이 낮은 캐주얼한 구두를 말합니다. 'loafer'는 원래 '게으름뱅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끈을 묶지 않고 간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사화를 의도하고 만든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로퍼에는 기본 스타일의 로퍼 외에도 페니 로퍼(penny loafer)와 테슬 로퍼(tassel loafer)가 있습니다. ‘바스’의 대표 라인인 ‘위준(Weejun)’은 노르..

Editorial/Fashion 2016.09.09

<C> Uniqlo U Collection, 유니클로 유 콜렉션

크리스찬 르메르(Christian Lemaire)가 두 차례의 유니클로와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이번 여름에, 유니클로 U(Uniqlo U) 콜렉션의 책임자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Uniqlo U는 H&M의 COS처럼 약간 더 세련되고 정돈된 옷을 팔면서도, COS와는 달리 라인은 분화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린 결과같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차차 공개되고 있습니다. 크리스챤 르메르는 책임자이고, 르메르가 이끄는 유니클로 파리 R&D 팀이라는 디자이너 그룹이 일을 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콜라보레이션때와 비교하면 르메르스러우면서도 약간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일부 디테일이나 색감에서는 르메르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르메르의 유니클로'보단 '더 세련되진 유니클로'의 느낌입니다. 영미권에..

Editorial/Fashion 2016.08.31

<B> 바버(Barbour)와 지속가능성: 비데일 구입기

가을을 맞아 Barbour Bedale(바버 비데일) Sage Green(세이지 그린)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바버를 구매하면서 제 소비행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제 '옷질'의 역사가 긴 편은 아니지만 옷질의 역사속에서 내린 결론은 '비싸다고 다 좋은 옷은 아니지만, 싼 옷치고 좋은 옷은 없다.' 입니다. 저렴한 옷을 사서 한 시즌 입고 버리고 다시 비슷한 옷을 사는 것과 비싸거나 혹은 결코 싸지 않은 옷을 구매해서 오래 입는 것 중 어느 쪽을 선택할 지는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어느 쪽이 현명한 선택인지는 꽤 명확한 듯 합니다.(아쉽게도 저도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어 전자의 선택을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Barbour(바버)는 후자 쪽의 옷입..

Editorial/Fashion 2016.08.30

<B> 본드, 제임스 본드. 그리고 나토 밴드를 끼운 다이버 워치

저는 2년전 여름에 영화 007 스카이폴을 다시 보고 제임스 본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007 시리즈를 5~6편 밖에 안봐서 시리즈의 팬이라고 하기 어렵고, 007 시리즈나 제임스 본드에 대해서도 많이 아는 것이 없지만, 어쨌든 그 시절의 저는 제임스 본드에 꽤 심취했습니다.(지금 생각해보면 007 시리즈라기 보다 샘 맨데스 감독의 '스카이폴'이란 영화에 사로잡혔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007 시리즈에서 "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Bond, James Bond"와 같이 고정된 멘트도 있지만, 시리즈마다 본드걸, 본드워치, 본드카 등의 변화가 주목받기도 합니다. 저는 그 중 본드워치도 아닌 본드워치에..

Editorial/Fashion 2016.08.20

엔지니어드 가먼츠 유틸리티 자켓의 재발견

1974년 위대한 개츠비, 로버트 레드포드는 정말 잘생겼습니다. 근래에 산업 전반에 걸쳐 '플랫폼 비즈니스'가 무척 화제입니다.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뿐만 아니라, 배달의 민족 등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중개의 중요성이 무척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움직임이 모두 바람직하거나 엄청난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러한 영향은 패션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랄프로렌은 1974년 위대한 개츠비의 의상을 담당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몇 해 전 개봉했던 위대한 개츠비 역시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의상을 담당했습니다. 이렇게 의류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영화에서 의상을 담당하는 경우는 매우 찾기 쉽습니다. 하지..

Editorial/Fashion 2016.06.26